출판/문학
  • [어린이 책] 3D 마술과 같은 백희나표 그림책

    [어린이 책] 3D 마술과 같은 백희나표 그림책

    분명히 2차원의 평면 책인데 3차원 같다. 동물의 털(아마도 책 속 주인공 구슬이의 털)로 시작해서 아이의 잠옷으로 끝맺는 책의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그 질감이 손에 느껴지는 것만 같다.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글자는 귀에 들리는 듯 쟁쟁하다. 수공으로 인형과 소품, 세트를 만들고, 조명을 활용해 장면을 완성한다는 백희나표 그림책이 선보이는 마술이다. 슈퍼마켓 방울이네 넷째로 태어난 개 구슬이는 엄마 젖을 떼자마자 동동이네 집으로 보내진다. 가끔은 엄마와 형제들이 그립지만 구슬이에게는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 가족들이 모두 나가면 집도 봐야 하고, 할머니와 산책도 다녀야 하고, 동동이와 놀아주기도 해야 한다. 특히나 칠칠치 못한 꼬마 동동이는 손이 무척 많이 간다. 그런데 매번 동동이 흉을 본 게 무색하게, 구슬이도 낯부끄러운 실수를 하고 만다. 눈치가 보여 밤마다 목청껏 부르짖던 하울링도 오늘은 못할 판이다. 책은 백 작가 전작인 ‘알사탕’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알사탕’의 늙은 개 구슬이와 외로운 소년 동동이 대신 아직은 젊은 개 구슬이가 주인공이자 화자가 돼 둘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알사탕’은 “풍부한 표정을 지닌
  • 40년 전 소설 속 트럼프를 보았다

    40년 전 소설 속 트럼프를 보았다

    헬로 아메리카/JG 밸러드 지음/조호근 옮김/현대문학/404쪽/1만 4000원 ‘아메리칸 드림’의 아이콘인 자유의 여신상. 영원불멸할 것 같은 그 존재가 한 세기 동안 차가운 물속에서 천천히 삭아 가는 장면을 상상한 적이 있는가. 곧 미국 추락의 상징일 그 장면은 언뜻 상상이 가질 않는다. 1960년대 SF 뉴웨이브 운동을 견인한 영국 작가 JG 밸러드(193 0~2009)의 소설 ‘헬로 아메리카’는 위대한 미합중국을 잘근잘근 씹는 데서 시작한다. 1990년대 초반 에너지 위기는 미국의 붕괴를 초래했고, 몇십 년에 걸쳐 인구 대부분은 200년 전 있었던 서쪽을 향한 이주의 물결과 반대로 저마다 선조들의 땅으로 되돌아간다. 급증한 인구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세계 정부는 대규모 기후 제어를 시도하는데, 베링해협에 댐을 건설한 것이 원인이 돼 아메리카 대륙은 격변한다. 과거 미국이었던 곳의 동부 연안은 모래바람에 뒤덮여 사막이 되고 서부 도시들은 수장된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2114년, 유럽과 아시아, 나머지 세계의 주민들이 황무지로 출발하는 원정대를 꾸리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이들의 주목적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감지된 대기 중 방사능 수치 증가
  • 원폭 피해만큼 참혹한 노동인권 침해

    원폭 피해만큼 참혹한 노동인권 침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지 8년. 제염(방사성 오염 제거) 작업에도 불구, 사고지역의 오염은 여전히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사고 8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낸 보고서에 따르면 피난 구역과 피난 지시 해제 지역 모두에서 심각한 고준위 방사선이 검출됐다. 지난 11일에는 일본 수산물(후쿠시마 포함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 규제조치에 관한 세계무역기구(WTO) 최종판결에서 한국 정부가 1심을 뒤엎고 승소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초점은 늘 환경 오염과 주민 피해에 맞춰진다. 하지만 이 책은 복구, 제염 현장의 노동자들을 통해 원전사고의 실상을 파헤친다. 저자는 도쿄 우체국에서 30년간 집배원으로 일한 후 정년퇴직한 이케다 미노루. 후쿠시마 원전 폭발 소식에 현장 노동자를 자원, 2014~2015년 제염과 폐로 및 수습작업에 종사했다. 지난달 그린피스가 펴낸 보고서에 인터뷰이로 증언한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가 폭로한 복구와 수습의 현장은 불합리와 참혹한 인권 침해의 총집합이다.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현장 지시와 작업 배정 탓에 건강 돌볼 여유도 없이 그저 몇 푼 일당에 자신을 던지게 만든다.” 제1원전 폐로 작업만 해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법 만든 인간, 인간의 얼굴을 가진 법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법 만든 인간, 인간의 얼굴을 가진 법

    사람들은 종종 법을 만든 게 인간임을 잊는다. 법이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음을 잊는다. 한번 만들어진 법은 몇 개의 비정한 숫자를 달고 가차 없는 힘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 법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앞뒤 전후 인간의 의도를 살피는 순간 가능한 것일 게다. 저자인 필립 샌즈는 저명한 인권변호사다. 국제인권법의 권위자이자 영국의 왕실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대학에서 법을 가르치고 각종 매체에 시사해설자로 글을 기고하고 출연하며 활발하게 법의 역할을 말해왔다. 콩고, 유고슬라비아, 르완다, 이라크, 관타나모, 캄보디아 등 중요하고 예민한 국제인권변호 재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책에서는 법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과 이해, 그리고 그의 개인사가 만난다. 무대는 우크라이나의 리비우. 국제법특강 의뢰를 받은 저자는 그 역사적인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가족의 과거를 찾아보기로 한다. 자신의 과거사를 거의 말하지 않았던 저자의 외할아버지가 그곳 출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나치 전범을 단죄한 뉘른베르크 군사법정에 등장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개념이 처음 싹튼 곳이기도 하다. 리비우 대학의 두 법학도 라파엘 렘킨
  • [그 책속 이미지] 20년… 풋풋한 청춘들이 세계적 밴드가 되기까지

    [그 책속 이미지] 20년… 풋풋한 청춘들이 세계적 밴드가 되기까지

    뎁스 와일드, 맬컴 크로프트 지음/최영열 옮김/월북/204쪽/2만 2000원 클래식한 극장에 반짝거리는 종이 별이 가득하다. 한가운데로 푸른빛이 쏟아진다. 그 끝에는 공연을 막 끝낸 스타들이 기쁨에 겨운 표정으로 어깨동무하고 서 있다. 훌륭한 공연을 보여준 이들에게 관객은 기립박수로 화답한다. 콜드플레이의 2014년 7월 영국 로열 앨버트홀 콘서트 풍경이다. 신간 ‘콜드플레이’는 ‘2000년대 이후 가장 성공한 밴드’로 불리는 영국 콜드플레이의 팀 결성부터 이들이 세계 최정상이 되기까지 20년을 담았다. 크리스 마틴, 윌 챔피언, 조니 버클랜드, 가이 베리먼과 ‘5번째 멤버’ 필 하비의 역사를 350여장 사진과 글로 채웠다. 재미로 찍었던 사진, 멤버들의 간략한 메모, 초짜 시절 공연 스케줄 표와 같은 자잘한 자료를 모두 챙기고, 멤버들의 인터뷰와 공연 스태프들의 이야기 등을 연대기 형식으로 엮었다. 대학 1학년 밴드 시절의 풋풋함부터 세계 최고 스타 밴드가 된 뒤의 화려함까지, 그 모습이 다채롭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전쟁과 평화 (아자 가트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펴냄)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석좌교수인 저자는 사람들이 협력, 평화적 경쟁, 폭력적 분쟁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번갈아 사용해 오던 중 산업시대 이후 이들 사이의 균형이 뚜렷하게 변했다고 말한다. 전쟁에 들이는 비용보다 평화가 가져오는 보상이 현격히 증가한 탓이다. 424쪽. 2만 2000원. 프리모 레비의 말 (프리모 레비·조반니 테시오 지음, 이현경 옮김, 마음산책 펴냄)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의 인종법에 저항하다 체포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됐던 화학자이자 작가 프리모 레비. 그가 세상을 뜨기 두 달 전인 1987년 1~2월에 가진 마지막 인터뷰를 담았다. 이탈리아의 문학 교수이자 평론가인 조반니 테시오가 인터뷰어로 나섰다. 232쪽. 1만 6000원. 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 (시오미 나오키 지음, 노경아 옮김, 더숲 펴냄) 농업으로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는 동시에 저술·예술·지역활동 등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하는 ‘반농반X’. 일본의 생태운동가인 저자가 어떻게 ‘반농’ 능력을 기르고, ‘반X’를 발견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13명의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
  •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근대 장애인사/정창권 지음/사우/368쪽/2만원 “폐질자(장애인) 가운데 산업(직업)이 있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를 제외하고 궁핍하여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자는 소재지 관아에서 우선적으로 진휼하여 살 곳을 잃지 말게 하라.” 조선의 2대 왕 정종이 1400년에 신하들에게 지시한 내용이다. 직업이 있는 경증장애인 외에 중증장애인은 국가가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이런 정책은 힘을 잃는다. 편견과 차별, 배제 등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도 이때 생겨난다. 말하자면, 근대는 장애인에게 ‘암흑기’였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나온 ‘근대 장애인사´는 근대의 장애 관련 사건과 정책을 분석해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이 언제, 어떻게, 왜 생겨났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2011년 조선시대 장애인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글항아리)를 낸 바 있다. 이번에는 관에서 펴냈던 근대 관찬사료와 신문·잡지, 문학작품, 일기·문집류, 외국인 견문록 등을 토대로 장애사 연구 보폭을 한발 넓혔다. 저자는 조선 시대 장애인 정책과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근대보다 훨씬 나았다고 주장한다. 조선은 장애를 크
  • “쉽게 팔리기보다 오래 팔리는 책 만들고파”

    “쉽게 팔리기보다 오래 팔리는 책 만들고파”

    “3000명 저자 스승 만나 평생을 배웠다” 학생운동 하다 대학에서 제적당한 청년은 서른 살인 1979년 출판사를 시작했다. 40년 동안 낸 책이 무려 3500여권.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라면 누구나 들고 다녔던 언론학 책을 냈다. 창업 당시 문장이 여전히 생생하다. “나남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 조상호 나남출판 회장이 40주년을 맞아 그동안 기록을 담은 ‘숲에 산다’를 냈다. 조 회장의 출판 사업과 그동안 겪었던 에피소드, 10여년 전 시작한 나남수목원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17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조 회장은 “삽 한 자루 들고 봉황이 깃들 수 있는 지성의 숲을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동안 책을 낸 3000명 이상의 저자들에 관해서는 “출판의 울타리 안에서 선배들, 스승들을 만나 평생을 배웠다”고 밝혔다. 나남에서 가장 유명한 책은 ‘토지’다. 1996년 8월 15일 연재를 마친 이래 지식산업사, 솔 등을 거쳐 출간됐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많아 ‘팔자 센 소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002년 나남에서 책을 낸
  • 인간 ‘아돌프 히틀러’의 모든 것

    아돌프 히틀러 평전 가운데 최고봉으로 꼽히는 평전이 43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 출간됐다. 출판사 페이퍼로드는 퓰리처상 수상자인 존 톨랜드가 1976년 낸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1, 2´를 최근 출간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200여명에 이르는 방대한 인터뷰와 사료를 근거로 10년 동안 썼다. 전체 분량이 1600여쪽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며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히틀러를 완벽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필을 위해 저자가 녹음한 모든 인터뷰는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 소장됐다. 책은 히틀러 여동생 파울라와의 인터뷰, 미군방첩대 문서, 정신의학 소견서를 비롯해 1924~25년 괴링의 편지, 비서 트라우들 융게의 미공개 일기장과 쪽지 등을 토대로 구성됐다. 히틀러가 성불구자였고, 그래서 전쟁광이 됐다는 것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히틀러는 청년 시절 여성과 동반자살을 기도하고, 정치인이 되고 나서 ‘볼프’라는 가명으로 운전기사와 함께 밤의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히틀러에게 무작정 선동돼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극이 벌어졌다는 사실도 바로잡는다. 그를 광신도처럼 받들던 부하들도 뒤에서는 암투와 견제를 하고 있었고, 반대파들조차 종종 그의
  • “2030 여성들이여, 함께 힘 키울 우먼소셜클럽 구축하라”

    “2030 여성들이여, 함께 힘 키울 우먼소셜클럽 구축하라”

    여자라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 겪으며 대기업 카피라이터 10년차에 사표 내 2017년 여성들과 고민 나눌 카페 오픈 페미니즘 눈뜨는 과정 솔직하게 그려 “관성적으로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결혼했으니까 아이를 낳고…. 이런 것 자체에 여자들이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은 개인이 저항할 수 없는 구속력과 강제력을 가진 제도에요. 거기에 휩쓸려 들어가게 되면 아무리 강성 페미니스트도 ‘나만 혼자 초인처럼 나만의 길을 가겠다’가 안 되거든요.” ‘언니 페미니스트’ 김진아(44) 울프소셜클럽 대표는 최근 에세이집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바다출판사)를 출간했다. 남들 따라 결혼했다 2년 만에 이혼하고, 퇴사 후 의지가지할 곳 없는 자영업자, 프리랜서가 되면서 페미니즘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린 책이다. 대기업 광고대행사의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였던 김 대표는 2010년, 회사 생활 10년차에 사표를 냈다. 최연소 팀장 자리에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스스로가 전임 여자 팀장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며, 경영진이 마음 놓고 부릴 ‘새로운 하녀’가 아니었음이 드러나 인사 불이익을 당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 유족·잠수사 등 100권 구술집… 76명 참여 시집

    유족·잠수사 등 100권 구술집… 76명 참여 시집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출판계가 추모 저작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피해자 가족과 잠수사 등의 생생한 목소리를 100권으로 묶은 구술집을 비롯해 유명 시인과 손글씨 화가 76명이 참여한 추모 시집도 나왔다. 세월호 참사를 기록해온 민간단체 연합 4·16기억저장소의 구술 증언록 ‘그날을 말하다’(한울)는 무려 100권에 이른다. 1명당 1권의 책으로 피해자 가족 88권, 잠수사 4권, 동거차도 어민 2권, 유가족 공동체 단체 6권으로 구성했다. 피해자 가족 구술집 30권을 우선 16일 출간하고 나머지를 이어 낸다. 구술집은 2015년 6월부터 4년 동안 진행한 결과물이다. 공통 질문지를 사용해 매회 2시간씩 3회에 걸쳐 음성 녹음과 영상 촬영을 병행했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창비)는 미류, 박희정 등 작가 5명이 희생자 유가족 53명과 생존자 가족 4명을 6개월 가까이 만나면서 정리한 책이다. 참사 이후 달라진 피해자 가족의 변화를 따라간다. 4·16연대 공동대표 박래군, 엄기호 교수 등이 각각 세월호를 둘러싼 한국사회 움직임을 사회운동 관점에서 해석한 글을 덧붙였다. 김기택, 나희덕, 백무산, 신경림, 함민복 등 38명의 시인과 손글씨 화가
  • [포토] 윤지오 눈물 글썽

    [포토] 윤지오 눈물 글썽

    고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 접대 강요 사건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 씨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윤 씨는 책에 자신이 목격한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내용을 담았다. 연합뉴스
  • [금요일의 서재]글쓰기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금요일의 서재]글쓰기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글 쓰는 일은 어렵다. 쓰고 나면 항상 뭔가 부족하다. 활자로 나온 글은 아쉬움이 더 크다. 10년 넘게 글을 썼는데, 글을 쓸 땐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걷는 느낌이 든다. 기자니까 글을 쓴다 하더라도, 업이 아닌 이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연결고리만 있으면 일단 엮는 ‘금요일의 서재’는 이번 주 글쓰기와 관련한 신간 3권을 묶었다.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비즈니스북스), ‘글쓰기의 태도’(심플라이프), ‘연필로 쓰기’(문학동네)다. ●뭔가 안 풀리면 연필을 들어봐=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 머리를 굴려본다. 그래봤자다. 문제는 그대로고, 머리는 더 아프다. 습관 컨설턴트인 후루카와 다케시는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를 통해 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글쓰기를 추천한다. 걱정, 불안, 그리고 잡념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벗어나 눈앞 일에만 집중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글쓰기가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무작정 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할 때 안정시켜주는 쓰기, 나 자신이 싫어지고 자책감에 빠질 때 우울함을 막아주는 쓰기, 자꾸만 일을 미루는 나쁜 버릇을 고치는 쓰기 등
  • 3·1 운동, 임정 100주년 맞아 역사서 판매량 크게 늘어

    3·1 운동, 임정 100주년 맞아 역사서 판매량 크게 늘어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맞아 근대 이후를 다룬 역사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에 따르면, 청와대가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다음 날인 2월 2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역사서 분야 도서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래 13.4% 증가했다. 지난해는 5만 4340부가 팔렸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6만 1600부가 팔렸다. 특히 역사서 가운데 ‘한국 근대사’, ‘해방전후사’, ‘정부수립이후’의 세부 카테고리 도서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이 기간의 판매량은 6770부였지만, 올해는 1만 3580부였다. 출간한 도서의 종수도 35종에서 61종으로 74.3% 늘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역사서는 도올 김용옥이 해방정국과 제주 4·3, 여순민중항쟁에 대해 다룬 ‘우린 너무 몰랐다’(사진, 통나무)였다. 그 뒤로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돌베개), 설민석 강사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세계사)이었다. 예스24 측은 “역사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이 특히 높은 해인 만큼, 역사서를 비롯해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를 조명한 분야의 도서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
  • 200년간 이어진 한일의 ‘성·신 외교’

    200년간 이어진 한일의 ‘성·신 외교’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幕府) 장군(쇼군)에게 파견되었던 공식적인 외교사절’. 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조선통신사의 설명이다. 그 통신사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전기 8번, 후기 12번 등 20차례 파견됐다. 사절단이 가는 곳마다 문화 교류가 성대했으며 그 내용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런데 국내에서 통신사에 대한 연구는 일천하다. 이 책은 1607~1811년 200여년간 파견된 조선 후기 통신사 궤적을 촘촘하게 훑어 눈길을 끈다. 서인범 동국대 교수가 그 경유지 58곳을 직접 찾아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통신사는 ‘믿음을 통하는 사신’으로 정의된다. 책은 그 통신사가 에도 막부의 초대 장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요청으로 시작됐음을 짚으면서 시작된다. “나는 관동에 있었기 때문에 임진년의 일을 미리 알지 못했소. 지금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잘못을 바로잡았소. 진실로 조선과 나와는 원한이 없소. 화친하기를 바라오.” 조정에서 파견한 사명 대사에게 이에야스가 전한 말이다. 이에야스는 권력 유지를 위해 조선과의 교린을 중시했다. 여기에 조선과의 친선이 절실한 쓰시마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정례화된 것이다. 막부 장군의 명을 받은 쓰시마 번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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