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으로 돌아온 ‘소년 신궁’ 오진혁

챔피언으로 돌아온 ‘소년 신궁’ 오진혁

입력 2012-08-04 00:00
수정 2012-08-0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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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에 태극마크 달았다가 극심한 슬럼프 겪고 재기 성공

3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우승한 오진혁(31·현대제철)은 한국 양궁 국가대표들의 맏형이자 주장이다.

쾌활하고 낙천적인 데다가 차분하고 강단이 있어 선수들이 편하게 의존하고 지도자들에게서도 신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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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현지시각)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진혁이 시상식을 마치고 퇴장하며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현지시각)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진혁이 시상식을 마치고 퇴장하며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성숙한 리더십과 올림픽 금메달을 빚은 정상급 기량 속에는 어린 시절부터 숱한 풍파속에 아픔을 치유해온 과정이 녹아있다.

오진혁은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뜻하지 않은 슬럼프로 오랜 방황을 겪은 ‘소년 신궁’이었다.

1999년 충남체고 3학년 때 성인 대표팀에 선발되며 성인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자랑했으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낙심한 마음에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선수생활을 계속했지만 상실감에 술로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으나 오진혁을 데려가는 실업팀은 아무 곳도 없었다.

오진혁은 “영원할 줄만 알았던 태극마크를 잃어버리자 활쏘기가 두려워졌다”며 “매일매일 ‘내가 기고만장했구나’하고 후회만 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현재 국가대표 총감독인 장영술 감독이 선수로서 폐인에 가깝던 그를 현대제철로 불렀다.

정상급 궁사로 재조율하는 힘든 시기를 잘 보냈다.

오진혁은 2009년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이창환, 임동현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태릉선수촌 밥을 다시 먹을 수 있게만 되면 좋겠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오진혁은 그때부터 더이상 기고만장한 ‘소년 신궁’이 아니었다.

울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단체전 금메달도 목에 걸어 선수생활의 2막을 열어젖혔다.

두 번째로 찾아온 메이저 대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김우진, 임동현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진혁은 1992년 충남 연무에 있는 중앙초에서 5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다.

교무실에 전시된 경기용 활이 갑자기 번쩍번쩍 빛나며 눈에 들어와 제 발로 양궁부를 찾아갔다고 한다.

◇신상기록

신장 = 182㎝

몸무게 = 95㎏

종교 = 없음

취미 = 컴퓨터 게임

시력 = 좌우 1.5

◇주요대회 성적

1998년 세계주니어대회 개인·단체 1위

1998년 일본 하사키 오픈 개인 2위

1999년 유럽그랑프리대회 개인 2위

199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 1위

1999년 코리아오픈 단체 1위

200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 3위

2009년 3차 월드컵 단체 1위

2009년 4차 월드컵 단체 1위·개인 2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 1위

2010년 3차 월드컵 단체 3위·개인 2위

2010년 4차 월드컵 단체 3위

2010년 아시안게임 단체 1위

2011년 프레올림픽 단체 3위

2012년 2차 월드컵 단체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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