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폐지 책임론ㆍ이공계 우대 놓고 공방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6일 3차 TV토론회에서 자신이야말로 과학기술 발전의 적임자임을 부각했다.박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전자공학과 출신임을 강조한 뒤 창조경제론을 통해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겠다고 제시하며 과학기술인이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안정적 연구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나로호 발사실패가 새누리당 정권의 과학기술정책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연구환경 개선,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등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자 과학기술부 폐지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과학기술 경쟁력, 정보기술(IT) 경쟁력이 추락했다”며 “과학기술부를 폐지해 과기 정책의 콘트롤타워를 없애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 초기 과기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찬성했다고 지적하고 “박 후보도 과기부 부활을 공약했는데 과거에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박 후보는 “과기부 폐지에 찬성하지 않았지만 야당의 수정안에도 해양수산부가 있었고, 여야가 찬성해 통과시켰다. 그렇게 한 부 한 부 따져서 말하기 어렵다”며 여야 공동책임론으로 응수한 뒤 과기부와 해수부 부활 필요성을 거론했다.
나아가 과기부 부활보다 폭넓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공약했다고 소개한 뒤 “전 산업에 과학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수요와 일자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과학기술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지난번 과기부보다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해외에서 과학기술 인력을 유치하고 그런 기조가 참여정부까지 이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다 까먹었다. 그때 박 후보는 뭘 했느냐”고 따졌고, 박 후보는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어 총선 비례대표 공천 때 새누리당이 이공계 출신을 65.7% 배정했지만 민주당은 25.7%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민주당은 말로만 과학기술을 강조하지만 실천이 안 따른다. 과기인 중용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격했다.
문 후보는 “과학기술인을 정치적으로 우대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받아넘겼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정책에 대해 문 후보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돌리고 원전을 줄여나간다면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박 후보는 “우리 전력에서 원전이 30~40% 공급돼 지금 신재생 에너지로 바꾸자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급속한 정책 전환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두 후보는 경남 사천 일대에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공감을 표시했지만 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에 대해 문 후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힌 반면 박 후보는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