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대표단장 김영남은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

北 고위급대표단장 김영남은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2-05 02:00
수정 2018-02-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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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외교관’ 출신…3대 세습권력에서 자리 유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이끌게 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의 헌법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엘리트 외교관 출신인 김 상임위원장은 노동당 국제부와 외교부 등에서 대외업무의 전문성을 쌓았고 북한 정권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왔다.

1928년생으로 올해 90세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구소련 모스크바종합대학 외교학과에서 유학했으며, 6·25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 북한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 노동당 국제부에 몸담고 과장을 거쳐 부부장까지 올랐다. 1960년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을, 1962년에는 외무성 부상을 역임했으며, 이듬해인 1963년 당 국제부 부부장으로 복귀했다.

1970년 11월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며 권력 무대에 본격 진출한 김영남은 1972년 초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과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을 꿰찼고, 그해 12월에는 노동당 국제부장으로 일약 승진했다.

1975년에는 당 국제담당 비서로 임명되면서 40대에 북한 외교의 컨트롤 타워로 부상했고, 1980년대 들어 개혁·개방 노선을 선택한 동유럽 국가들과의 외교를 위해 1983년 말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5년 동안이나 외교부장을 맡아 북한의 외교를 이끌었던 김영남은 김정일 1기 체제가 출범한 1998년 9월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영남을 이원집정부제의 ‘대통령’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이원집정부제의 ‘총리’로 비유하기도 했다.

김정은 후계체제를 사실상 공식 예고한 시점인 2010년 9월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김영남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여전히 헌법상 ‘국가수반’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모든 세습권력에서 자리를 잃지 않고 정치적 위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비결에 대해 고위층 출신 탈북민은 김 상임위원장의 고지식함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한 탈북민은 “김 상임위원장은 정말 교과서에 나온 대로만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일탈이나 실수가 없다”며 “부침이 심한 북한 권력에서 3대를 이어가며 고위직을 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김 상임위원장이 남쪽에 내려와도 정치적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인 만큼 누가 고위급 대표단원으로 수행하느냐가 오히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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