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지막까지 정책으로 승부하라

[사설] 마지막까지 정책으로 승부하라

입력 2017-04-25 22:46
수정 2017-04-2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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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대선주자 4차 TV 토론회가 열렸다. 5·9 장미 대선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정부의 집권 구상에 대해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토론회였다. 엊그제 열린 3차 TV 토론회가 네거티브 전략을 토대로 과거 이야기에 매몰됐다는 여론의 질책을 의식해선지 초반에는 그나마 정책 토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역력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양극화 문제와 비정규직 해법, 일자리 창출 등을 놓고 각 당 후보들의 치열한 토론도 전개됐다. 하지만 엄중한 안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경제개혁과 국민 기대에 한참 모자란 정치 개혁 등에 대해서 원론적 해법 제시 정도에 그쳤다는 평이 많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철학과 비전, 구체적인 정책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교 안보 분야 토론에서도 그동안 3차례 토론회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어 반사이익을 보겠다는 네거티브 전략에 편승했고 표심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모호한 답변과 토론 주제와 무관한 변명만 늘어놓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송민순 문건 논란과 돼지 흥분제, 안 후보 부인과 문 후보 아들의 특혜 채용 문제 등을 놓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국가의 미래와 한반도 안보 위기가 극으로 치닫는 이 순간,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지도자들의 능력을 보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도 과거 보수·진보 정권들의 책임론만 부각하는 ‘네 탓 공방’은 여전했다.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자는 큰 틀에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중국 역할론과 사드 배치 및 보복 문제 해법을 놓고 판이한 입장 차이만을 드러냈다. 간혹 주제와 동떨어진 네거티브 공세를 주고받으며 수준 이하의 말싸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나마 내용 면에서 과거 TV 토론회보다 진보된 측면은 있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토론이었다.

투표일이 보름 남짓 남았음에도 여전히 부동층이 줄지 않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비전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은 당장 5월 9일 이후 출범할 차기 정부가 펼칠 정책조차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호를 이끌 수 있는 정확한 미래의 좌표를 제시하길 기대한다.
2017-04-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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