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 후보 딸 재산 공개, 문 후보도 아들 문제 밝혀야

[사설] 안 후보 딸 재산 공개, 문 후보도 아들 문제 밝혀야

입력 2017-04-11 22:00
수정 2017-04-1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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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서로 흠집 내기 바쁘고, 다른 후보들도 이런 흐름에 뛰어들고 있다. 사상 유례없이 짧은 선거 기간에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커질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벌써 흑색선전과 흠집 내기 등 네거티브가 판치는 역대 최악의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두 후보 간 프레임 전쟁은 한마디로 상대를 거꾸러뜨리기 위한 네거티브 전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는 국민의당 안 후보를 적폐세력과 연대한 ‘적폐후보’라고 공격하고 있고,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청산돼야 할 ‘계파후보’로 몰아치고 있다. 자식 문제까지도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문 후보 장남의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과 안 후보 딸의 재산 형성 과정 등이다.

안 후보 측은 어제 딸 설희씨의 재산이 예금 1억 1200만원과 2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 한 대라고 밝혔다. 재산 형성 과정도 “부모와 조모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받은 것과 본인의 소득(원화 기준 연 3000만∼4000만원) 일부를 저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문 후보도 아들의 채용 의혹에 문제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기왕에 상대방 후보가 제기한 문제라면 후보 자신을 위해서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맞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지는 않고 무조건 의혹 공세라며 깔아뭉개고 상대 후보에 대한 역공을 펴는 태도는 옳지 않다.

정책과 비전을 도외시한 후보자들의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결국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가로막는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네거티브 프레임 전쟁으로는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우리는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와 헌재의 파면 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도덕성은 물론 정책과 비전을 겸비한 유능한 지도자를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대선에서 네거티브가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아 우리 앞에 놓인 안팎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어떤 선거보다 중요한 선거다. 추잡한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정책과 비전을 놓고 양자든 3자든 대본 없이 끝장 토론을 벌여야 한다. 국가 안보와 경제, 인권과 복지, 통일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정책과 청사진을 밝히는 것이 후보자들의 도리일 것이다. 국민도 누가 대통령감인지 알고 뽑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것이 국민의 알 권리다.

2017-04-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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