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국민통합하려면 먼저 당화합부터 하라

[사설] 민주당, 국민통합하려면 먼저 당화합부터 하라

입력 2017-04-09 17:48
수정 2017-04-1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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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어제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화합’의 자리를 마련했다. 경선이 끝났지만 안 지사를 지지했던 표심이 문 후보 쪽으로 오지 않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쪽으로 이탈하자 이들 경쟁자를 끌어안으면서 내부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문 캠프에서 반발하는 등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문 후보가 어제 경선 라이벌들과 한자리에 모인 것은 경선 후 처음이다. 경선이 끝나고 이들에게 전화 한 통 안 한다는 비난을 받은 이후 문 후보는 나름 경선 과정에서 쌓은 앙금을 풀고 대선 승리를 위한 내부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와 달리 민주당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계파 간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것을 보여 준다. 선대위 구성을 놓고 출발부터 삐걱대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 7일 추미애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핵심 요직인 상황본부장에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당 특보단장 임명을 밀어붙이자 김영주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 후보 측은 상황본부장에 강기정 상황실장을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안 지사 캠프에 있다가 공동선대위원장에 포함된 박영선 의원은 “연락받은 바 없다”고 했다. 고문단 명단에 오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연락받은 바도 없고, 갈 생각도 없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이 안 지사, 이 시장 측에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였다. 안 지사 입에서 ‘질린다. 정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문 패권주의로 인한 당내 분열이 심했다. 하지만 이제 선대위를 꾸린다는 것은 계파 구별 없이 하나의 팀으로 대선 승리를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는 의미다. 당 지도부가 통합을 강조한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일 게다. 이런 마당에 선대위 구성을 놓고 계파 싸움, 자리 싸움을 벌이니 한심할 따름이다.

사전 조율도 없이 선대위를 구성한 지도부나 자신들이 중심이 돼 선대위를 좌지우지하겠다는 문 캠프 측 모두 문제다. 특히 “선대위가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도부를 비판한 임종석 문 후보 비서실장의 발언은 ‘누워 침 뱉기’로 비친다. 적폐 청산을 내세우던 문 후보는 요즘 국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려면 우선 집안 싸움 없는 당내 화합이 급선무다.
2017-04-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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