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문화의 감동 느끼는 평창올림픽 되길

[사설] 지역 문화의 감동 느끼는 평창올림픽 되길

입력 2017-02-10 17:46
수정 2017-02-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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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그제 ‘평창 문화올림픽 추진 계획’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꼭 1년 앞둔 시점에서 문화 분야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추진 계획에는 우리의 문화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올림픽 자체를 문화유산으로 창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한다. 올림픽이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선수들 사이의 경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개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올림픽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그런 점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것 이상으로 문화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추진 계획을 보면 나름대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1988 서울하계올림픽에 이어 국가와 국민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한민족 대합창과 1만인 대합창, 2018명 한국회화전 등은 온 국민을 올림픽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동계 스포츠 가상현실 게임과 케이팝 홀로그램 콘서트, 이스포츠 페스티벌도 한류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우리의 강점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문화올림픽은 서울에서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 대한민국의 문화적 역량을 드러내야 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지역 문화가 주는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 소홀하면 개성을 찾을 수 없는 문화올림픽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아름답지만 척박한 자연환경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한 주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민속문화와 소박하면서 독특한 지역의 먹거리 문화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월정사를 중심으로 하는 오대산의 종교문화 역시 문화올림픽에 활용하고도 남을 훌륭한 문화적 자산이다.

평창올림픽 부대 행사로는 ‘한·중·일 문화올림픽’도 열린다. 평창올림픽이 내년에 끝나면 2020 도쿄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이어지는 만큼 3국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취지라고 한다. 더불어 한·중·일 올림픽이 모두 끝나고 나면 세 나라 문화올림픽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뒤따를 것이다. 문화올림픽은 ICT 신기술을 보여 주는 전자 박람회와는 달라야 한다. 화려하지만 기억은 짧은 볼거리에 치중하기보다 여운이 길게 남는 감동을 세계인에게 전하는 평창 문화올림픽이 되기를 바란다.
2017-02-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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