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의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자회담 대표들이 굳게 손을 맞잡고 ‘9·19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불가침,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9·19 공동성명’이 내일로 10주년이 된다. 북핵 6자회담의 성과물인 ‘9·19 공동성명’이 그대로 지켜졌다면 북핵 문제의 해결을 넘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까지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떤가.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는커녕 핵 능력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기습적인 도발로 한반도 및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6개 항으로 구성된 ‘9·19 공동성명’이 휴지 조각처럼 사문화되면서 이를 도출한 6자회담 또한 장기간 ‘동면’하고 있다. 2008년 12월 수석대표회의를 마지막으로 7년간 회의 한번 열지 못했다. 그동안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핵무기의 소형화 및 핵탄두 탑재 능력 등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국방부는 지난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한 바 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북한이 7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욱 위험한 소식마저 들려오고 있다. 미국의 핵 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서 수소폭탄의 원료가 되는 3중 수소 획득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예사롭지 않다. ISIS는 북한의 3중 수소 획득 시도가 핵무기의 폭발력 제고에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북한이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폭발력이 큰 수소폭탄마저 손에 쥐게 되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핵 해법은 그만큼 급하다.
마침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고, 이달 말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다음 달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려 한·미·중 3국 간 북핵 대화가 무르익게 된다. 북핵을 억제할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새롭고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이미 북한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4차 핵실험을 사실상 공언한 상태이지 않은가. 중국은 관행적인 자제 요청이 아니라 관영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북한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제재 이상의 대북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중 양국을 북핵 해법의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
‘9·19 공동성명’은 표면상 6자회담의 결과물이긴 하지만 사실상 한·미·중 3국의 합작품이다. 특히 중국의 제안에 미국이 화답함으로써 경수로 문제가 풀렸고,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결국 ‘9·19 공동성명’은 신뢰의 문제로 사문화됐지만 북핵 문제는 한·미·중 3국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한·미·중 3국이 머리를 맞댄다면 ‘9·19 공동성명’의 부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6개 항으로 구성된 ‘9·19 공동성명’이 휴지 조각처럼 사문화되면서 이를 도출한 6자회담 또한 장기간 ‘동면’하고 있다. 2008년 12월 수석대표회의를 마지막으로 7년간 회의 한번 열지 못했다. 그동안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핵무기의 소형화 및 핵탄두 탑재 능력 등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국방부는 지난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한 바 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북한이 7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욱 위험한 소식마저 들려오고 있다. 미국의 핵 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서 수소폭탄의 원료가 되는 3중 수소 획득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예사롭지 않다. ISIS는 북한의 3중 수소 획득 시도가 핵무기의 폭발력 제고에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북한이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폭발력이 큰 수소폭탄마저 손에 쥐게 되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핵 해법은 그만큼 급하다.
마침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고, 이달 말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다음 달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려 한·미·중 3국 간 북핵 대화가 무르익게 된다. 북핵을 억제할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새롭고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이미 북한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4차 핵실험을 사실상 공언한 상태이지 않은가. 중국은 관행적인 자제 요청이 아니라 관영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북한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제재 이상의 대북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중 양국을 북핵 해법의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
‘9·19 공동성명’은 표면상 6자회담의 결과물이긴 하지만 사실상 한·미·중 3국의 합작품이다. 특히 중국의 제안에 미국이 화답함으로써 경수로 문제가 풀렸고,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결국 ‘9·19 공동성명’은 신뢰의 문제로 사문화됐지만 북핵 문제는 한·미·중 3국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한·미·중 3국이 머리를 맞댄다면 ‘9·19 공동성명’의 부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2015-09-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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