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추행 교사 일벌백계하되 예방지침도 마련해야

[사설] 성추행 교사 일벌백계하되 예방지침도 마련해야

입력 2015-08-16 23:14
수정 2015-08-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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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성추행 문제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는 와중에 서울의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가 여학생을 추행한 사건이 드러났다. 여학생을 수업 시간 중 강제 추행한 체육 교사는 경찰에 자수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그를 교단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문제의 교사가 성추행을 한 사실이 확인된 이상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로 일벌백계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학교 성범죄에 관한 한 어떤 경우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공립고 성추문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성범죄를 한 번이라도 저지른 교사는 즉각 교단에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추행 체육 교사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면 그 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딸 가진 학부모들이 “이래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겠나” 하고 걱정하는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단의 성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당국의 적극적인 실천 의지는 다행스럽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성범죄 교사에 대한 엄벌 대책을 또 말로만 떠들고 넘어갈까 봐 학부모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사가 자수하고 피해 학생이 선처해 주기로 했다고 엄벌의 원칙이 무너지는 일은 앞으로도 없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학교 성범죄 근절을 위해 문제 교사의 연금 삭감 등 여러 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처벌 강도를 높여 나가는 한편으로 학내 성추행을 예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도 더 미룰 수가 없다. 정부가 올해 처음 만들어 일선 학교에 나눠 주었다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조차 왜곡된 성 인식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아 한바탕 논란을 빚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으로 학교 성범죄를 단속해 나가되 막연한 불신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서로 껄끄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지 않게 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성추행의 처벌 범주에 드는지 애매하니 학생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수업과 지도활동을 소극적으로 하게 된다는 교육 현장의 푸념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모든 남성 교사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바라보는 감시 풍토를 조장해서는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어렵다. 엄벌보다 더 급한 것은 일이 터지기 전에 막는 것이다. 제대로 된 학교 성교육 자료와 성폭력 예방 지침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2015-08-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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