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2018
  • 노선영 없는 백철기·김보름 기자회견…밥데용 “놀랍지 않다”
  • ‘일베’ IOC 제소에 ‘노란 리본’ 가린 김아랑

    ‘일베’ IOC 제소에 ‘노란 리본’ 가린 김아랑

    2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 최민정(20·성남시청)이 결승선에 1위로 골인하자 김아랑(23·고양시청)은 코치석을 향해 달려가 고개를 묻고 펑펑 울었다. 중계 카메라는 김아랑의 헬멧 뒷쪽을 비췄다. 뾰족한 끝 부분에 검정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있던 자리다. 지난 17일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해 4위를 기록한 김아랑은 환한 웃음으로 당시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을 축하했다. 하지만 이후 심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세월호 리본이 붙은 이른바 ‘기억 헬멧’을 공격한 일부 네티즌 때문이다.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회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김 선수를 제소했다. 세월호 리본이 올림픽에서 금지된 정치적 표현이라는 이유다. IOC의 올림픽 헌장은 모든 올림픽 시설에서 정치·인종·종교 차별에 관한 시위나 선전을 금지한다. 이후 김아랑은 노란 리본을 가리고 경기 출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아랑은 3000m 계주 금메달 획득 이후 인터뷰에서 노란 리본과 검정 테이프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대답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 파란의  ‘컬스데이 ’ 다섯 金씨, 첫 金도 쓸어요

    파란의 ‘컬스데이 ’ 다섯 金씨, 첫 金도 쓸어요

    ‘팀 킴’이 대한민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올림픽 출전 두 번 만에 첫 4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모두 김씨… 1명 빼곤 의성 출신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국민들은 연일 들리는 ‘울보’ 팀 승전보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라고 하지만 경북 의성 땅에서 갑자기 솟아난 팀이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볼 일, 못 볼 일’ 다 겪고 세계 무대에서 스스로 일어선 ‘의지의 팀’이다. 김씨 다섯 ‘자매’로 이뤄진 대표팀은 20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7차전에서 미국을 9-6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예선 6승1패로 단독 1위에 오른 한국은 남은 덴마크,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의 예선전 결과에 관계없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얼음에 적응하지 못한 듯 주춤거리며 미국에 끌려갔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샷에 집중한 결과 5엔드에서 대거 4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다시 미국이 1점 차까지 맹추격했지만 한국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3점 차로 다시 벌려 ‘굿게임’(기권)을 이끌어 냈다. 올림픽 두 번째 출전 만에 4강행에 성공한 여자 컬링 대표팀은 평창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김민정 감독은 경기 직
  • 짜릿한 ‘금빛 레이스’ 모두 울었다

    짜릿한 ‘금빛 레이스’ 모두 울었다

    두 바퀴 남기고 라이벌 중국 제쳐 대회 2연패… 최민정 2관왕 올라 레이스를 끝내고도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다섯 자매’는 한 곳에 모여 전광판을 응시했다.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에 눈물을 쏟은 적이 많았던 선수들이다. 그래서 단단히 가슴을 졸였을 터다. 그들은 간절한 표정으로 숨죽인 가운데 판정을 기다렸다. 어느 때보다 길었을 4분 20여초가 흘렀다. 전광판은 마침내 ‘한국,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우승’을 알렸다. 세계 최강 명성을 이으려 후배들을 이끌던 김아랑(23)은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동생 심석희(21)·최민정(20)·김예진(19)·이유빈(17)을 부둥켜안았다. 한국은 20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계주 결선에서 4분7초361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태극 낭자’들의 역대 통산 여섯 번째(1994년·1998년·2002년·2006년·2014년·2018년) 올림픽 금메달이자 대회 2연패다. 1992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여덟 차례 올림픽에서 한국이 여자 쇼트트랙 계주 우승을 놓친 것은 두 번뿐이다. 1992년 대회 땐 불참했고 2010년 밴쿠버대회 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
  • 모든 순간이 위기였지만… ‘오뚝이’ 여자 쇼트트랙

    김아랑이 다음 주자 김예진을 터치하는 순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 링크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아랑이 무게 중심을 잃고 주저앉은 것이다. 최대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김아랑은 벌떡 일어났고 대표팀은 경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김아랑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 코치진 앞 펜스에 고개를 파묻고 한동안 흐느끼던 김아랑은 태극기를 든 채 금메달 세리머니를 할 때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만큼 여자 대표팀에 이번 대회는 모든 순간이 위기였다. 계주 1번 주자인 심석희는 개막을 3주 앞두고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해 이틀 동안 진천선수촌을 무단 이탈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손찌검한 코치를 영구제명하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심석희는 한동안 공식 석상에서 굳은 표정만 보이는 등 심신을 추스르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심석희는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지난 10일 500m 예선과 17일 1500m 예선에서 연이어 탈락하는 시련을 맞았다. 특히 주 종목인 1500m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에이스 최민정 역시 13일 500m 결승에서 2위로 들어왔으나 실격 처리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 10일 3000m 계주 예선에서도
  • 끈끈했다  ‘코리아 팀’… 서로 믿고 달리고 얼싸안았다

    끈끈했다 ‘코리아 팀’… 서로 믿고 달리고 얼싸안았다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올림픽 통산 여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태극 낭자들은 전통적으로 악연이 많은 중국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총 27바퀴의 레이스에서 두 바퀴를 남겨놓고 극적으로 중국을 따라잡았고, 0.063초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은 또 ‘나쁜 손’을 썼다가 실격당하며 은메달을 날렸다. 레이스 초반 4개 팀 중 맨 뒷자리를 선택한 대표팀은 22바퀴를 남기고 이탈리아를 밀어내며 한 계단 올라갔다. 중반 들어 심석희(21·한국체대)가 스퍼트를 올리며 캐나다를 제치고 잠시 2위로 올라섰다가 다시 3위로 내려앉는 등 쉽지 않은 레이스를 펼쳤다. 먼저 해결사 역할을 한 건 맏언니 김아랑(23·고양시청)이었다. 여섯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치고 나가 캐나다를 완전히 떨쳐냈다. 체력 소모가 심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다음 주자 김예진(19·평촌고)을 민 뒤 링크에 넘어졌다. 마지막은 역시 심석희와 최민정(20·성남시청) 쌍두마차가 장식했다. 심석희는 세 바퀴를 넘기고 줄곧 1위를 달리던 중국을 거의 따라잡았다. 심석희와 바통을 터치한 최종 주자 최민정이 인코스에서 무서운 스피드로 중국 에이스 판커신을 제치며 맨 앞으로 나왔
  • 노선영 “뒤에서 탄다고 한 적 없어” 기자회견 반박

    노선영 “뒤에서 탄다고 한 적 없어” 기자회견 반박

    팀 존재 의미마저 잊은 채 달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대표팀의 팀추월 경기 내용과 선수 인터뷰 태도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보름(25)과 백철기 감독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몸살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노선영(29)이 반박 의견까지 내놓으면서 논란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3초76의 기록으로 8개팀 중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선 성적과는 별개로 팀추월 경기 방식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해 보이는 경기 내용이 논란을 불렀다. 팀추월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3명의 선수는 400m 트랙 6바퀴를 돌면서 순서를 바꿔 공기 저항을 이겨 내고 후미에 처진 선수를 밀어준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의 질주에는 팀이 없었다. 전체 6바퀴 중 김보름이 3바퀴, 박지우(20)와 노선영이 1바퀴 반 정도를 선두에 섰다. 하지만 2바퀴를 남겨 놓은 경기 후반 김보름이 선두로 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겼다. 박지우가 김보름을 밀어
  • 상승세 김민석ㆍ정재원, 노련한 ‘캡틴’ 이승훈…팀추월, 팀워크 보여줘

    상승세 김민석ㆍ정재원, 노련한 ‘캡틴’ 이승훈…팀추월, 팀워크 보여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21일 팀 추월에서 ‘금빛 질주’에 나선다. ‘대들보’ 이승훈(30)은 이번 대회 15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메달을 수확한 김민석(19)과 정재원(17)을 이끌고 지난 19일 팀워크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여자 팀 추월 대표팀 경기의 아쉬움을 씻어 줄 전망이다. ‘팀추월 삼총사’는 이날 오후 8시 22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4강전을 벌인다. 한국이 뉴질랜드를 꺾으면 네덜란드-노르웨이전 승자와 오후 10시 17분 금메달을 다투는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대표팀은 지난 18일 8강전에서 3분39초2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전체 8개 팀 가운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014년 소치대회에서 이승훈의 역주를 앞세워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네덜란드가 차지했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뉴질랜드를 무난히 꺾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유력한 상대는 역시 네덜란드로, 소치올림픽 결승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진운도 좋았다. 앞서 준준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은 3분40초03으로 2위를 기록한 네덜란드를 준결승에서 피하고
  • “머리 좋은 아들 공부시키려 했는데…부모 떠올린 수상 소감에 감동”

    “머리 좋은 아들 공부시키려 했는데…부모 떠올린 수상 소감에 감동”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차민규(25·동두천시청)에게 운동을 시키겠느냐고 묻자 어머니 최옥경(55)씨는 곧장 “아니요”란다. 지난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아들이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며 ‘차세대 빙속 스타’로 입지를 굳혔지만 최씨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유를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힘들고, 다치고, 고생하는 것을 봐 와서 그렇다”고 답했다. 메달을 따 기쁘지만 아들 건강이 우선이었다. 최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핑 테스트를 끝내고 강릉선수촌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어제 잠깐 만났다. 아들이 ‘엄마~ 내가 해냈다’며 웃더라. 잘했다고 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메달 수상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부모님이라고 하던데 지금 생각해도 닭살 돋듯 소름이 올라온다”며 “고마워 그렇다. 자기도 고생했는데 서로 알아주니까 감동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아들이 선수로 뛰는 것을 말리려 했다. 세 살 때 가족끼리 여름휴가를 갔다가 언덕에서 굴러 바닥에 있던 화분 조각에 얼굴을 크게 다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무려 70바늘을 꿰매 아직 자국이 남아 있다. 신경 일부를 다쳐 웃을 때 입꼬리가 제대로 안 올
  • “이겨라 코리아” 한반도기 물결… 마지막 응원도 후끈

    “이겨라 코리아” 한반도기 물결… 마지막 응원도 후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20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응원전으로 후끈거렸다. 관중들은 평일 낮 시간대에도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를 보려고 경기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섰다. 관중들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냈다. 플레이볼 전부터 “이겨라! 코리아!”,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예열했다. 또 구호와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스웨덴 사비나 쿨러에게 골을 뺏기자 관중들은 “괜찮아”를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곧이어 한수진(31)이 올림픽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어 내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잘한다”를 외치며 ‘팀 코리아’에 사기를 복돋웠다. 단일팀이 펼치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꼭 승전보를 전해 주길 기원하는 장면도 많았다. 충남 천안에서 온 서정윤(34·여)씨는 “생애 첫 아이스하키 경기를 단일팀 마지막 경기로 보게 돼 감격스럽다”며 “마지막인 만큼 남북이 하나가 돼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많은 학생들도 찾아와 응원을 보냈다. 단일팀 선수들의 부모들도 저마다 딸의 이름을
  •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매스컴은 우리를 두 팀으로 봤을지 모르지만, 한 팀이었습니다. 링크 위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공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선수들을 돕고, 친선교류전을 논의하는 등 계속 끈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머리 감독 “친선교류전 등 추진” 세라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그대로 따라줬다. 이미 버저가 울린 이상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관중들의 응원을 보고 지난 4년간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점을 꼽아 달라고 하자 머리 총감독은 “북측 선수 12명을 팀으로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뛰어넘었다”고 답했다.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예선 첫 두 경기에 0-8로 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를 통해 우리들의 경쟁력을 찾았다”고 되돌아봤다. 미국 아이스하키 명문 미네소타대 선수 출신인 머리 총감독은 2014년 9월
  • 뜨거웠다 ‘팀 코리아’… 위대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

    뜨거웠다 ‘팀 코리아’… 위대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

    20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합작 ‘팀 코리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최종전이 펼쳐진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 3피리어드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에 ‘냉혹한 승부사’ 세라 머리(30·캐나다) 총감독도 눈물을 살짝 내비쳤다. 이어 박철호(49) 북측 감독과 포옹했다. 남측 동생 최지연(20)과 북측 언니 황충금(23)도 링크에서 서로를 뜨겁게 껴안았다. 골리 신소정(28) 등 선수들은 아쉬운 얼굴로 링크 한가운데에서 작은 원을 만든 뒤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라고 외쳤다. 사상 첫 남북한 올림픽 단일팀 ‘머리호’는 이날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으로 위대한 도전을 마쳤다. 목표로 한 올림픽 첫 승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지난달 25일 북측 선수단의 합류 이후 한 달 가까이 동고동락한 남과 북은 이제 다시 헤어져야 한다. 하지만 한반도는 물론 지구촌에 감동을 안긴 터라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대망의 올림픽 첫 승에 목마른 팀 코리아는 초반부터 매섭게 스웨덴을 몰아붙였다. 1피리어드 5분 50초 사비나 쿨러에게 먼저 골을 허용했으나 결코 흐트러지지 않았다. 30초쯤 지난 6분 21초 맏언니 한수진(31)이 비하인드 넷에
  • “팬케이크가 뿌린 스톤을 계란 반숙이 쓸고 있네요”

    “팬케이크가 뿌린 스톤을 계란 반숙이 쓸고 있네요”

    ‘팬케이크가 뿌린 스톤을 스테이크와 계란 반숙(Sunny side up)이 스위핑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어느 나라 방송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경기를 중계하며 이렇게 멘트할지 모를 일이다.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은 아침을 먹던 어느 날 진지하게 고민을 나눴다. 다섯 선수에다 김민정(37) 감독까지 모두 김씨라 ‘팀 킴’으로 이름을 정했지만 라스트 네임만 따지는 외국인에게 통할 리 없었다. 이름만 불러 달라고 해 봐야 생경하긴 마찬가지였다. 때마침 식사 때 먹던 음식으로 영어 이름을 짓자고 뜻을 모았다. 은정(28)이 요구르트를 떠먹다 상표인 ‘애니’(Annie)를 골랐고, 고기를 좋아하는 경애(22)가 ‘스테이크’를, 선영(23)은 계란 반숙(Sunny side up)에 착안해 ‘써니’를, 영미(27)는 ‘팬케이크’를, 2015년 영입된 초희(21)는 과자 상표에 착안해 ‘쵸쵸’라고 이름을 붙였다. 인구 5만명도 안 되지만 한국 컬링의 성지로 통하는 경북 의성에 전용경기장이 생긴 직후라 방과후 여가 활동으로 의성여고 동기 영미와 은정이 컬링을 시작했고 영미 동생 경애가 교실 칠판에 ‘컬링할 사람 구함’
  • 경기장은 콘서트장… 경기 뒤 팬미팅… ‘컬링 앓이’

    경기장은 콘서트장… 경기 뒤 팬미팅… ‘컬링 앓이’

    지방서 하루 전 도착 응원 모드 ‘영미’ 플래카드에 경기장 환호성 경기 뒤 사인 공세 ‘즐거운 비명’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경기를 치르는 강릉은 요즘 ‘컬링 앓이’ 중이다. 한국 금메달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이번 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선사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못잖게 강릉컬링센터는 경기마다 한국 팬들로 꽉 찬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강호 캐나다, 스위스, 영국, 스웨덴에 이어 미국까지 꺾고 연승 행진을 벌이며 메달 가능성을 한껏 높인 덕도 있겠지만, 선수들의 ‘아이돌급 인기’가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는 데 한몫 거들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예선 7차전을 치른 20일 컬링센터는 평일인데도 관객들로 가득 찼다. 태극기뿐 아니라 ‘금빛 스톤 김선영’, ‘영미~’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던 이들은 선수들에 대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원라경(24·여)씨는 “한국 여자 컬링팀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설날 아침에 눈뜨자마자 입장권을 예매했다. 선수들이 서로 친하고 팀워크도 단단해 보기 좋다. 선수들이 농담처럼 말했듯이 청소기 광고를 꼭 찍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경기 성남에서 전날 밤에 도착했다는 이민경(26·여)씨는 “김은정 선수의 ‘영미’
  • 새 피겨퀸은 러시아 출신 집안 싸움

    ‘피겨 여왕’의 자리는 하나고 여전히 국민 머릿속에는 ‘김연아’가 있다. 그는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과 은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며 최고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제 평창에서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인 두 여인이 ‘집안싸움’을 벌일 태세다. OAR 소속 10대 피겨 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가 그들이다. 팀이벤트(단체전)에서 동료였던 두 선수는 21일 여자 싱글 경기에서 피할 수 없는 ‘전쟁’을 벌인다. 금메달은 23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해 결정된다. 메드베데바는 현재 여자 싱글 세계 1위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그리고 합계 모두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자기토바는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샛별이다. 메드베데바가 발목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랑프리 파이널, 러시아선수권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평창 금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메드베데바를 5점 이상 여유 있게 제쳤다. 평창올림픽에서의 승부는 예측하기 힘들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단체전 여자 싱글 주자로 나서 각각 쇼트와 프리를 흠결 없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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