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8-02-20 22:54
수정 2018-02-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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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은 우리를 두 팀으로 봤을지 모르지만, 한 팀이었습니다. 링크 위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공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선수들을 돕고, 친선교류전을 논의하는 등 계속 끈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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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머리(왼쪽) 총감독과 박철호 북측 감독이 서로 안아 주는 모습. 강릉 연합뉴스
세라 머리(왼쪽) 총감독과 박철호 북측 감독이 서로 안아 주는 모습.
강릉 연합뉴스
●머리 감독 “친선교류전 등 추진”

세라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그대로 따라줬다. 이미 버저가 울린 이상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관중들의 응원을 보고 지난 4년간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점을 꼽아 달라고 하자 머리 총감독은 “북측 선수 12명을 팀으로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뛰어넘었다”고 답했다.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예선 첫 두 경기에 0-8로 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를 통해 우리들의 경쟁력을 찾았다”고 되돌아봤다.

미국 아이스하키 명문 미네소타대 선수 출신인 머리 총감독은 2014년 9월 여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지도자로선 ‘초짜’였으나, 백지선(51·영어 이름 짐 팩) 남자 대표팀 감독이 적극 추천했다. 평창대회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정치권의 결정으로 단일팀을 맡게 됐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며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머리 총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 골 한수진 “北선수 생각날 것”

대회 두 번째 골의 주인공 한수진(31)은 “10번 시도하면 7번은 넣는, 자신감 넘치는 공격 패턴이었다. 이전엔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성공해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북측 선수들이 돌아가면 많이 생각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재밌게 함께 훈련해 추억을 쌓겠다”고 덧붙였다.

대회 기간 선방 쇼를 거듭한 골리 신소정(28)은 “첫 승리를 따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경기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즐기게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은퇴를 고려 중인 신소정은 “마음 같아선 5~6년 더 하고 싶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8-0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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