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밖 소아과… 아이가 행복한 나라, 너무 멀었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원정 출산도 모자라 원정 진료… 아이가 열만 나도 ‘가슴 철렁’
강원 고성군 간성읍에 사는 워킹맘 박기영(41·가명)씨 집에는 의약품이 한가득이다. 해열제를 비롯해 두통약, 배탈약, 소화제, 감기약, 알레르기약, 항생제, 코막힘 스프레이 등 줄잡아 20종이 넘는다. 8세 아들과 5세 딸아이를 위해 ‘미니 소아과’를 집 안에 차린 격이다. 고성에 소아청소년과가 민간, 공공을 통틀어 단 한 곳도 없어서 상비약을 잔뜩 챙겨 놓은 것이다.
●고성→속초·강릉으로 원정 진료
박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는 속초에 있다. 30㎞ 거리다. 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50분 이상 걸린다. 자녀가 고열이 나거나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할 때는 속초보다 더 먼 강릉을 찾는다. 속초에는 입원이 가능한 소아청소년과가 드물고 어린이치과도 없어서다. 강릉은 고성에서 100㎞ 가까이 떨어져 있다. 늦어도 오전 6시 30분 이전에 집을 나서야 소아청소년과 문 여는 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다. 박씨는 “속초나 강릉 모두 새벽 댓바람에 출발해도 병원에 닿으면 이미 대기 인원이 수십명”이라고 하소연했다.
●추가 검사 받으면 하루 다 지나가
박씨가 아이들 진료를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다녀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