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말을 멈췄을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날처럼, 봄은 부재입니다”[강동삼의 벅차오름]
#당신이 말을 멈췄을때 눈물이 나왔습니다
‘당신이 말을 멈췄을 때 그냥, 눈물이 나왔습니다. 나도 모르게/그때 알았습니다. 코에서도 눈물이 새어 나온다는 것을/당신이 ‘나의 아버지, 나의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순간에 찾아온 긴 침묵/당신이 말을 잇지 못했을 때, 그 침묵이 눈물이라는 것을/그때 알았습니다. 길게 내쉬는 한숨도 눈물이라는 것을…./침을 삼키는 순간에도 눈물을 삼키고 있다는 것을/두 주먹을 불끈 쥐는 순간에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삼키고 있다는 것을/그때 알았습니다. 두 손등에 젖은 땀도 눈물이라는 것을/당신이 말을 멈췄을 때, 그냥 눈물이 나왔습니다. 나도 모르게/봄은 그날처럼, 오늘도 부재(不在)입니다’
4월이 되면 노란 유채꽃마저 슬프고 연분홍빛 벚꽃마저 슬픕니다. 찬란해서 더욱 슬프기도 하지만 늘 이 봄을 함께 맞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슬퍼집니다. 4·3 희생자의 무죄를 위해 힘쓰던 어느 검사가 4·3특집방송에서 ‘방송사고’를 낸 듯 침묵할 때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런 헌시를 바치고 싶었습니다.
4·3평화공원 추념식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비가 그치지 않는 길에 우연히 들른 세월호 제주기억관에서 만난 사람들이 ‘오늘’을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