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단독] 직장도 잃었다, 남은 건 빚더미… 눈 뜨는 게 지옥[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단독

    직장도 잃었다, 남은 건 빚더미… 눈 뜨는 게 지옥[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인천 미추홀구에서 ‘건축왕’ 남모(63)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30대 청년 A씨가 숨진 지 벌써 1년. 전세보증금 7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그는 마지막으로 “직장도 잃었다. 버티기 힘들다. 이런 결정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해 2~5월 ‘건축왕’과 ‘빌라왕’ 김대성(사망·당시 42세) 조직에 벼랑 끝으로 밀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만 5명이다. 그러고서야 지난해 6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피해자’만 1만여명. 이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거리로 나앉을 수 있다는 공포도 여전하다. 집주인의 사기 의도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도 2000여명에 이른다. 전세사기 광풍을 겪은 지 1년여. 끝나지 않은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서울신문 취재팀이 서울과 경기 오산, 인천에서 만났다. 국회 특별법 개정 논의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전세사기 늪에서 여전히 고통받는 현실, 허점투성이인 특별법,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 봤다. 근저당도 압류도 없었던 빌라 공인중개사 모친도 “문제없
  • “밥에서 투뿔 꽃등심 맛 나네”…맛·영양 다 잡은 ‘쇠고기 쌀’ 나왔다 [달콤한 사이언스]

    “밥에서 투뿔 꽃등심 맛 나네”…맛·영양 다 잡은 ‘쇠고기 쌀’ 나왔다 [달콤한 사이언스]

    국내 연구진이 쌀알 안에 쇠고기 맛과 영양분을 갖춘 ‘배양 쇠고기 쌀’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세대 화학생명공학과, 강원대 동물응용과학과, 배양육 스타트업 심플 플래닛,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앙대 공동 연구팀은 쌀알 안에서 동물의 근육과 지방 세포를 배양한 일명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물질’ 2월 15일 자에 실렸다. 최근에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 등 다양한 방법의 영양공급원이 연구되고 있다. 동물의 생물학적 골격(biological scaffold)은 세포의 입체적 성장을 유도하고 유지해 조직과 장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 쌀을 이용해 동물의 생물학적 골격을 모방했다. 특히 쌀알은 다공성이며 조직화된 구조를 가져, 동물 유래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골격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쌀의 특정 분자는 동물 유래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연구팀은 세포가 쌀에 잘 달라붙도록 인체에 해가 없고 식용할 수 있는 생선 젤라틴으로 코팅했다. 그다음, 소의 근육과 지방 줄기세포를 쌀
  • 중개인이 양쪽 속이거나, 쪼개기 대출로 근저당 축소[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중개인이 양쪽 속이거나, 쪼개기 대출로 근저당 축소[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빌라왕, 건축왕처럼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한 교과서적인 전세사기 외에도 서민들의 목숨 같은 보증금을 사기 일당들이 가로채는 수법은 다양하다. 피해 사례 보도가 잇따르며 ‘먹잇감’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전세사기 수법도 진화한 것이다. 신종 수법과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해 봤다. ●두 얼굴의 공인중개사 ‘무권대리’ 공인중개사가 애초 전세보증금을 떼먹을 목적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속이는 게 무권대리(대리권 없는 사람이 대신 맺은 계약 행위) 전세사기다. 공인중개사가 월세를 내놓은 집주인에게 세입자를 구해 준다고 약속하고, 세입자에겐 전세 매물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방식이다. 이후 집주인 도장을 받아 두거나 위조해 대신 계약을 맺고,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보증금 일부를 집주인에게 월세 보증금으로 준 뒤 나머지는 가로챈다. 무권대리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대리인을 내세우는 임대차계약을 하지 않고, 보증금은 집주인 명의 통장에 입금해야 한다. ●담보로 맡긴 부동산 임대 ‘신탁사기’ 부동산 소유자가 주택 담보 대출 목적으로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넘기면 신탁회사가 대신 부동산을 관리·운용한다. 신탁 기간 집주인은 임대 권한이 없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신탁등기 개
  • 오전엔 전세, 오후엔 매매 계약…돈 한 푼 안 들이고 세입자 1만명 등쳤다[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오전엔 전세, 오후엔 매매 계약…돈 한 푼 안 들이고 세입자 1만명 등쳤다[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상)]

    빌라왕, 건축왕, 빌라의 신, 청년 빌라왕, 빌라황제…. 1만여명의 세입자를 수렁에 빠뜨린 악성 임대인들에게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들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전세보증금과 대출로 주택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천 채의 깡통주택을 모아 보증금을 가로챘다. 전세사기 광풍의 원조 격인 ‘빌라왕’ 김대성(사망 당시 42세)의 이름으로 된 빌라는 1139채, ‘건축왕’ 남모(63)씨는 2700여채를 보유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기왕’들의 범죄를 재구성해 봤다. # 그들만의 사기극 ‘비싸게 집 팔아준다’ 브로커 접근 세입자 물어온 중개사엔 리베이트 전세·매매 대항력 다른 시간차 이용 바지 새 주인 이름 빌려주고 수수료 ‘왕’이란 수식어와 달리 김씨는 이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긴 ‘바지 임대인’이었다. 건축주와 컨설팅업체, 브로커, 공인중개사, 임대인 등과 공모를 했다. 먼저 분양대행업자인 브로커가 집을 내놓은 집주인들에게 시세보다 높게 팔아 주겠다고 접근한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매매 수요가 많지 않은데, 빨리 팔아 주겠다는 말에 집주인은 혹하기 마련이다. 집주인이 1억 5000만원에 집을 팔려고 내놨다면,
  • 비호감 선거의 경고? 재외선거인 15% 감소했다는데[여의도 블라인드]

    비호감 선거의 경고? 재외선거인 15% 감소했다는데[여의도 블라인드]

    재외국민 8.2% 감소… 선거인은 15% 급감 선관위 “코로나로 전체 숫자 감소”라지만 ‘총선 관심도 떨어져’ ‘정치 불신 커져’ 해석 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외선거인 신청을 마감했는데, 신청자 수가 15만 701명으로 지난 총선(17만 7348명)보다 15%나 줄었습니다. 선관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재외국민 수가 8.2%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코로나19 탓만 하기에는 감소 폭이 너무 큽니다. 선관위가 지난 13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직전인 21대 총선 당시 재외국민은 214만 9691명이었고, 이번엔 197만 4375명으로 8.2% 줄었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학생이나 일반체류자 등 재외국민 전체 숫자가 감소한 탓이 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이번 총선에 투표하겠다고 신청한 재외선거인은 21대 총선보다 15%나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탓’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 마디로 정치 불신이 커졌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관위는 이번 총선에서 재외투표소를 13곳 늘렸습니다.
  • ‘한국 양궁의 전설’ 기보배, 눈물의 은퇴식 [포토多이슈]

    ‘한국 양궁의 전설’ 기보배, 눈물의 은퇴식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런던올림픽과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세개를 획득한 양궁의 기보배(36) 선수가 27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1997년 처음 활을 잡은 뒤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런던 올림픽 개인전, 단체전에서 2관왕을 달성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여자 양궁을 빛냈다. 기보배는 양궁 세계선수권대회, 세계 양궁월드컵 파이널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37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땄다. 2017년에는 대한민국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보배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전에서 장혜진과 맞붙어 탈락했던 기억을 아쉬웠던 순간으로 꼽았다. 또 영광스러운 순간으로는 런던 올림픽 개인전 결승전 슛오프를 회상하며 “양궁 인생의 반화점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
  • ‘민심 잡기’ 한동훈-이재명, 자립준비청년-소상공인 간담회 참석 [포토多이슈]

    ‘민심 잡기’ 한동훈-이재명, 자립준비청년-소상공인 간담회 참석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국민의힘이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인 6개 공약을 발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 다다름하우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자립준비청년의 미래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큰 표가 되지 않아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실효적인 대안을 내보자는 생각이 있다. 총선 과정에서 더 좋은 방향을 만드는 등 한 걸음 더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준비되고 내공이 있어도 (자립에) 불안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제가 그 문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어 윤도현 비상대책위원을 이 자리에 모셨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 △청년자립 준비 학교 도입 △사회적 가족제도 운영 △자립지원 커뮤니티 하우스 확대 △자립준비청년 개인 상담사 지원 △청년 자립지원 플랫폼 구축 △청년 자립지원법(가칭) 제정 등을 약속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오세희 소상공인연합 회장에게 정책과제를 전달받았다.
  • 이재명 저격 나선 유동규, 계양을 출마 선언 [포토多이슈]

    이재명 저격 나선 유동규, 계양을 출마 선언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입당 및 인천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이 출마 선언한 계양을 지역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로 국민의힘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마한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사로 현재는 이 대표는 ‘대장동 비리’ 재판에 각각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3일 총선 출마와 관련해 “이재명보다 일을 잘할 자신이 있고 이재명이 자랑했던 정책도 제가 했던 것”이라면서 “저는 전과도 없고 이재명보다 받는 재판도 적다. 이재명이 (선거에) 나갈 수 있다면 저도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를 겨냥해 “지금 법정에서도 전부 밑에 사람 핑계를 댄다. 면피하기 위해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이라며 “책임지지 못하면 정치를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이 하는 행태를 보면서 계속 (출마를) 고심했다”며 “(출마를 결심한 것은) 한 달 정도
  • 정보 수집 통제·워터마크까지… 세계는 ‘AI 목에 방울 달기’ 전쟁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정보 수집 통제·워터마크까지… 세계는 ‘AI 목에 방울 달기’ 전쟁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지난해 11월 말 챗GPT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오픈AI 이사회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기저에는 인공지능(AI)이 인류에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머’(Boomer)와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두머’(Doomer)의 갈등이 깔려 있었다. #잠재적 위험 챗GPT 이어 AGI 등장 눈앞 인간의 의사결정 대체 우려 9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막역하게 지내던 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창립자가 서먹해진 것도 AI 논쟁 때문이었다. 2015년 7월 머스크의 생일 파티에서 만난 둘은 AI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페이지는 “AI와 인간이 결합한 신인류의 탄생”을 주장했고 머스크가 이에 “기계가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분위기는 과격해졌다. 페이지는 머스크를 “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면서 그와 절연했다. 그해 머스크는 올트먼과 오픈AI를 공동 창립하면서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까지 영입해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가 챗GPT의 혁신이 거듭될수록 사업을 확장하고 자금 조달, GPT 스토어를 통한 영리화 등을 추진하자 수츠케버가 이끄는
  •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윤 대통령, 부산 동래시장 방문 [포토多이슈]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윤 대통령, 부산 동래시장 방문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부산 대표 전통시장인 동래시장에 방문해 시장 상인과 만나 격려하고 시민과 소통했다. 취임 후 처음 동래시장으로 향한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에게 “설 명절은 잘 보냈는지” 안부를 묻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덕담도 건넸다. 설 연휴 이후 민생 중심 국정운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일정이다. 윤 대통령이 부산 동래시장을 방문한 것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부산 방문 당시에는 국제시장·깡통시장을 찾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동래시장 점포를 둘러보며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고 부산 시민들과 소통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방문 전 부산시청에서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를 주제로 11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이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2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4일 부산에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포하고 같은 해 11월 대전에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 [최보기의 책보기] 읽으면 ‘깨시민’으로 거듭나는 책

    [최보기의 책보기] 읽으면 ‘깨시민’으로 거듭나는 책

    글이 안 읽히고 문장이 낯선 시대다. 디지털, 원격 소통의 텍스트는 그림(이모티콘), 사진, 동영상이 글보다 대세다. 독서가 줄어드는 만큼 서평의 공간도 좁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서평을 쓰는 이유는 책과 독서가 여전히 개인과 사회 발전에 필요조건이라는 신념 때문이다.또한 매주 서평을 기다리는 애독자가 최소 백만 넘어 한 명이 있음을 알기에 그 사람을 위해 나는 쓴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아무 책이나 읽는 것은 안 읽는 것보다는 좋으나 체계적이지 못하다. 문화평론가이자 소설가로서 책 읽는 작가, 고급 독자를 지향하는 장윤미 박사(국문학)는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일, 지도 한 장 없이 낯선 길에 들어서는 일이라 독자에게 안내지도·보물지도를 주기 위해 ‘우세한 책들’을 펴냈다. 저자의 관심은 주로 ‘우리 사회의 한계와 문제점 분석’인데 특히 ‘여성, 장애, 돌봄, 계급’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문제에 천착(穿鑿)한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파괴적 질문을 함으로써 새로운 깨우침을 얻게 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각성하게 한다. ‘깨어있는 시민’(깨시민)으로 거듭나는 것
  • “키즈카페, 어른도 트램펄린서 다치면 배상하라”[법정 에스코트]

    “키즈카페, 어른도 트램펄린서 다치면 배상하라”[법정 에스코트]

    충청도에 사는 A씨는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키즈카페를 찾았습니다.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하던 A씨는 트램펄린에 뛰어들었는데 그물망이 처지면서 아래쪽에 있던 지지대에 엉덩이를 부딪쳤습니다. 보통의 트램펄린이 평면 형태인 것과 달리 경사면이 있어 가라앉은 겁니다. 극심한 통증을 느낀 A씨는 병원에 갔고 ‘요추1번 방출성 골절’로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A씨는 키즈카페가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5000만원을 보상받았지만 추가로 손해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사고로 인해 잃어버린 장래 소득을 뜻하는 일실수입과 치료비 등을 합쳐 3억 4600만원을 청구했습니다. 아내에게도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키즈카페 측은 “트램펄린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설이므로 성인이 이용할 것을 전제로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해선 안 된다”며 “경사면을 미끄럼틀 타듯 미끄러져 내려오지 않고 점프해 엉덩이부터 착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안전성 결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을 맡은 청주지법 민사13부(부장 도형석)는 A씨의 손을 일부 들어 줬습니다. 재판부는 “키즈카페의 이용 안내문에는 보호자가 취학 전 유아와 동반해 트램펄린을 이용
  • 명품 콘텐츠 ‘재계 인맥 대탐구’,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통해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습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첨단바이오 등 신기술의 등장은 기업들을 무한경쟁의 각축장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바람 속에 기업의 규모와 위상은 당장 내년 판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거인들의 생존과 도약을 향한 비상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지털로 무장한 신흥강자의 돌풍도 거셉니다. 재벌 3세, 4세의 전면 등장도 커다란 흐름이 됐습니다. 서울신문은 창간 120주년을 맞아 ‘2024 재계 인맥 대탐구’를 시작합니다. 일찍이 공전의 화제가 됐던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2005년 1월~2006년 4월), ‘재계 인맥 대해부’(2014년 9월~2015년 7월)에 이은 세 번째 연재입니다. 1부 ‘재계의 신흥강자’, 2부 ‘재계의 세대교체’, 3부 ‘든든한 산업 버팀목’, 4부 ‘소비재 왕국의 신화’, 5부 ‘공공에서 공룡으로’ 등 5개 장으로 구성됩니다. 상세한 취재와 방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 우리 기업과 산업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할
  • 문재인 만난 조국, 총선 출마 입장 발표 임박 [포토多이슈]

    문재인 만난 조국, 총선 출마 입장 발표 임박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조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에게 “신당 창당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신당 불가피 이해한다”며 “야권 전체 더 큰 승리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 경남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을 위한 자신의 역할론을 언급했다. 이어 “오늘은 노 전 대통령 참배 후 (경남) 양산으로 가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뵙는다”며 “2월 8일 정치참여에 관한 입장을 밝혔고,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내일(13일) 부산에서 상세한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8일 2심 선고 후 “검찰 독재의 횡포를 온몸으로 겪은 사람으로서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측 관계자는
  • 상고 나와 은행원·회계사… 뚝심으로 이차전지 왕국 일군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상고 나와 은행원·회계사… 뚝심으로 이차전지 왕국 일군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우리 일흔 살 되면 여행 가자.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경북 포항시 대송면의 가난한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난 이동채(65) 전 에코프로 회장은 해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정기 모임을 가질 정도로 고향 친구를 챙겼다. 에코프로 본사는 충북 오창에 있지만 포항에 공장을 짓고 이 전 회장 모친도 여전히 고향집에 살고 계셔서 자주 동네를 들렀다고 한다. 친구들은 이 전 회장이 통이 크다고 했다. 동창회에서 단합대회를 하면 거금도 선뜻 냈다. ‘흙수저’에서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한 그가 포항을 마지막으로 찾은 건 지난해 봄이었다. ●‘인백기천’ 정신으로 과감한 시도 지난달 29일 대송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정해창(66) 대송이장협의회장은 이 전 회장이 어렸을 적에도 똑똑했다고 기억했다. 이 전 회장과 남성초 동창(15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 회장은 “그때는 58년 개띠(1차 베이비붐 세대)가 학교에 막 들어갈 때라 한 반에 60명씩은 됐다”면서 “이 전 회장은 공부를 잘해서 선생님이 반장을 시켰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포항에서 중학교까지 다닌 뒤 대구상고에 진학했다.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남대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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