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영화 비평으로 접근한 조선영화史

    영화 비평으로 접근한 조선영화史

    조선영화란 하(何)오/백문임 외 3명 지음/창비/780쪽/4만원 한국에서 영화의 역사가 시작된 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추정된다. 하지만 당시의 영화계 풍경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당시 제작된 ‘활동 사진’(영화)이나 관련 자료들이 거의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한매일신보’ 등의 신문과 몇몇 잡지에 게재된 영화비평을 통해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영화비평을 분석틀 삼아 조선영화사(史)를 발굴해내는 것도 분명 나름의 의미가 있는 작업일 터다. 새책 ‘조선영화란 하(何)오’는 바로 이 같은 접근방식에 천착한 책이다. 1910년대부터 해방 이전까지 쓰여진 조선영화 비평문을 선별해 당시 영화계 만화경을 그려내고 있다. 그 덕에 해설서이면서도 자료집의 역할까지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예컨대 고한승은 ‘신(新)영화 <아리랑>을 보고’(1926년, 대한매일신보)란 비평을 통해 “조선키네마의 초특작이요, 소위 1만 5천원의 촬영비를 들여 제작했다는 조선영화 ‘아리랑’이 촬영기술이라든지 감독술에서 독창적 성공은 없어도 대체로 흠잡을 곳이 없는 가작(佳作)”이라면서도 “한 장면씩 떼어놓고 보면
  • 개인·기업·국가별 효과적 이미지는?…‘이미지 관리’ 출간

    개인·기업·국가별 효과적 이미지는?…‘이미지 관리’ 출간

    개인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까지 ‘이미지 경쟁’을 벌이는 시대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인공지능 발전 등으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미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이미지가 형성되는 논리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이미지란 무엇인지,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인지 자세하게 소개해주는 신간이 나왔다. 저자인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는 이미지 관리 대상을 개인, 기업, 국가로 나눠 사례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이미지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또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미지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결해준다. 유 교수는 제23회 행정고등고시(1979)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청와대 국정홍보 담당 국장, 국정홍보처 국정홍보국장 및 홍보기획국장,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약 4년간 정부의 해외 홍보(PR) 업무를 총괄하는 해외홍보원장도 지냈다. 저서로는 ‘한국사회의 위기 사례와 커뮤니케이션 대응 방법’(2016), ‘위기관리의 이해’(2015), ‘정부 PR’(2014), ‘국가 이미지’(201
  • 상반기 인기 도서는 현대인 위로하는 행복 지침서

    상반기 인기 도서는 현대인 위로하는 행복 지침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내용의 책들이 올 상반기에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도서가 지난 5월 31일까지 판매된 도서를 집계해 22일 발표한 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1위는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혜민 스님은 이 책에서 “나 자신이 완벽하지 않듯이 세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완벽하지 않다”며 “사랑의 눈빛으로 나를 수용하고 바라보는 따뜻함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3위를 차지한 ‘법륜 스님의 행복’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내려놓음’과 ‘다름’의 필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이와 함께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가 ‘사랑과 자립’을 키워드로 인간관계에 대해 논한 ‘미움받을 용기2’는 10위에 올랐다. 인터파크도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나’에 대한 심리를 다룬 도서들이 인기였다”면서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국내 문학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정희에게 재혼 권했더니 ‘근혜 때문에…’”

    “박정희에게 재혼 권했더니 ‘근혜 때문에…’”

    지난 5월 타계한 우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육영수 여사 사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재혼을 권했던 사실이 21일 출간된 ‘어느 노정객과의 시간여행’(기파랑)을 통해 알려졌다. 이 책은 안병훈 기파랑 대표가 우암과 수차례 대담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우암의 정치역정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정치 비화를 소개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앞두고 일본 정계의 막후 실력자인 세지마 류조와 당시 정권 2인자였던 김종필(JP) 사이에 다리를 놓은 인물이 우암이었다. 세지마와 친분이 있는 학교 선배가 우암에게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한 데 따른 것이다. JP와 세지마는 당시 서울 충무로에 있던 대원호텔에서 만남을 갖는다. 두 사람의 만남은 1965년 6월 한·일 국교 정상화로 이어진 단초가 됐다. 세지마는 육영수 여사 서거 후 우암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혼을 당부했다는 뒷이야기도 나온다. 세지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만주군으로 참전했던 박 전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우암은 청와대로 들어가 세지마의 말을 박 대통령에게 전했으나 박 대통령은 잠시 침묵하다 “근혜 때문에…”라며 말을 흐렸다고 한다. 우암은 정치인이지만 1970년 창간한 월간 ‘샘터’의 발행인을 맡기
  •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제24회 공초문학상] “시인의 삶이란 형벌이자 축복”

    ‘시인은 시에게 사로잡힌 포로이며 벌받은 사람이다.’ 나태주 시인(71)이 내린 시인의 정의다. 등단한 지 46년, 그는 왜 반세기 가까이 자처해서 벌을 받고 있는 걸까. “고통의 기쁨,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끌림 때문이었죠. 남녀의 사랑도 고통이잖아요. 제일 좋은 건 가만히 혼자 앉아 있는 거예요. 알면서도 우리는 기꺼이 사랑에 빠져들잖아요. 그처럼 시인이란 운명에 포섭된 건, 그게 평생 이어져 온 건 내게 형벌이자 축복이에요.” 열여섯에 시인이란 운명을 받아들인 것만큼 지순하고 투명한 언어로 독자들의 잔등을 쓸어준 나태주 시인. 그가 제24회 공초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공초문학상 심사위원단은 그를 “정지용, 윤동주, 박목월 등의 계보를 잇는 천진한 동심의 소유자”로 꼽았다. 속된 현실에서 인간의 본연을 깨닫게 하는 그의 시어는 공초 오상순 선생의 세계관과도 맥을 같이한다. “공초는 신문학 초기에 우리에게 좋은 발판을 놓아주신 선배이자 삶의 길을 놔주신 분이에요. 공초가 자주 하신 말씀 중에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말이 있어요. 누구나 만나면 그렇게 말씀하셨죠. 구상 선생이 노년에 ‘꽃자리’라는 시로 그 말을 인용하기도 하셨어요. 요즘 세상 사람들
  • [제24회 공초문학상] “천진한 동심, 현실에 찌든 삶 승화시켜줘”

    ‘성서’에 제자들이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물었을 때 예수께서는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그 누구도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대답하신 적이 있다. 불교에서도 동자(童子)는 무구한 불심(佛心)의 소유자로 치부된다. 만일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순결하고 착해질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이 곧 천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훌륭한 시인의 마음속에는 항상 천진한 동심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시단의 법통을 이어 온 가령 정지용, 윤동주, 서정주, 박목월의 시들이 모두 그러하다. 그런데 현존하는 우리 시인들 가운데서 그와 같은 분을 한 명만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일까. 아마도 그는 나태주 시인일시 분명하다. 나태주의 시는 맑고, 아름답고, 진실하고, 고결한 동심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처럼 곱다. 그리고 그러한 동심이 이 속되고 고통스러운 우리의 현실,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 가치관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준다. 우리는 나태주 시를 읽을 때 실로 인간의 본연, 생명의 본연, 존재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나태주 시인은 권위 있는 공초문학상의 수상자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나태주
  • [제24회 공초문학상] 공초문학상은

    공초(空超) 오상순(1894~1963) 시인은 잠잘 때 외엔 담뱃불을 꺼뜨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애연가였다. 문인들도 농 삼아 그를 ‘꽁초’라 불렀을 정도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혈육 하나, 집 한 칸 두지 않은 무욕의 삶 역시 시와 닮은꼴이었다. 1920년 ‘폐허’ 동인으로 참여, 한국 신시 운동을 견인한 그는 ‘방랑의 마음’, ‘아시아의 마지막 밤풍경’ 등 50여편의 시를 남겼다. 대한민국예술원상(1956), 서울시문화상(1962) 등을 수상했다. 1993년 첫 수상자를 낸 공초문학상은 등단 20년차 이상의 중견 시인들이 최근 1년 이내에 발표한 작품 가운데 수상작을 고른다. 시상식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
  • “김영란법 상관없는 서울 맛집, 책에 다 담았죠”

    “김영란법 상관없는 서울 맛집, 책에 다 담았죠”

    “김영란법과의 동거는 필연적 대세입니다. 공무원 후배들이 떳떳하게 한 끼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한 끼 식사의 행복’(한국방송출판)을 정식 출간했다. 원래는 공무원 후배들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1200부를 비매품으로 찍었다. 너도나도 달라는 바람에 금세 동나자 아예 정식 출간하자는 출판사 제안을 받아들였다. 책에 소개된 식당 91곳은 냉면, 칼국수, 설렁탕, 해장국 등 한 끼에 1만원이 넘지 않는 맛집이다. 그래서인지 책값도 5000원이다. 1인분에 1만 5000원인 여의도 생태탕집 등 ‘비싼’ 맛집이 이례적으로 끼어 있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은 “가격 때문에 소개를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공무원 시절부터 맛있는 집 찾아다니기로 유명했던 김 전 위원장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곧 시행될 ‘김영란법’ 때문이다. 오는 9월 이 법이 시행되면 공무원 등은 3만원짜리 이상 하는 식사를 대접받을 수 없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 영향을 받는 공무원 후배와 지인들이 떳떳하고 기분 좋게 한 끼를 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식당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법 시행으로 내수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가야 할 방향이며 옳은
  • 6·25용사의 삶 복원한 아이들

    6·25용사의 삶 복원한 아이들

    “생존자 줄어… 기억하기 위해 인터뷰 전쟁 겪어낸 모든 분들에 대한 헌사” 군인 자녀들을 위한 기숙형 고등학교인 한민고 학생들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 참전용사 4명의 자서전을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방부는 배민혁군 등 18명의 한민고 3학년 학생이 참전용사인 조선영(89)·장오봉(86)·김구현(85)·엄봉용(82) 옹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자서전 ‘나라사랑정신 잇기 위해 잊지 않겠습니다’를 펴냈다고 19일 밝혔다. ‘6·25 참전용사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 I’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해가 갈수록 생존한 6·25 참전용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본 학생들이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자서전을 제작해 보자는 취지에서 김형중 한민고 부장교사의 지도 아래 지난해 6월 기획됐다. 최종 선정된 18명의 학생은 먼저 사료와 영화, 소설 등을 통해 6·25전쟁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후 학교 인근 마을 이장의 추천을 받아 인터뷰 대상자를 정했다. 인터뷰는 두 달여에 걸쳐 일요일마다 진행됐고, 인터뷰 대상자가 고령임을 고려해 2시간을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할 말이 뭐가 있겠어”라며 손사래를 쳤던 참전용사들은 인터뷰가 시
  • “韓日문학 가교 역할 30년… 번역은 내 인생·내 종교”

    “韓日문학 가교 역할 30년… 번역은 내 인생·내 종교”

    억대 연봉도 마다하고 번역한 책 200여권 “돈 벌기는커녕 사비 써도 우리 詩 알려 보람… 집짓기 같은 번역, 계속 설레면서 할 겁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온 게 벌써 30년이 됐네요. 돈을 벌기는커녕 사비를 쓰면서까지 우리 시를 일본에 알려 왔는데 후회는 전혀 없어요. 제 인생이자 종교였던 문학의 길을 따라온 것만도 행복합니다.” 한국과 일본 문학의 가교 역할을 해 온 한성례(61) 번역가 겸 시인의 번역 인생이 30년을 맞았다. 그는 한·일 시인 70인의 시를 모은 시선집 ‘생의 인사말’(황금알)을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최근 펴냈다. 당초 광복 70주년, 한·일 수교 50주년이었던 지난해 펴내려던 책이 뒤늦게 열매를 맺었다. 번역 인생 30년의 선물이 너무 소박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안도현 시인도 똑같은 말을 하더라”며 수줍게 웃었다. 고교 때 문예반장을 지내며 시에 빠져든 그는 1985년 세종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던 해에 처음 한·일 문학 번역에 발을 내디뎠다. 지금까지 양국에 번역 출간한 책은 200여권에 이른다. “전후 세대 문인 가운데 일본 문학 전공자가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고 알 수 없는 사명감에 휩싸였어요.
  • 이탈리아 요리에 숨은 얘기들

    이탈리아 요리에 숨은 얘기들

    맛의 천재/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윤병언 옮김/책세상/576쪽/2만 3000원 점심부터 3~4개의 요리에 와인, 커피까지 곁들여 제대로 식사를 하는 이탈리아인들은 세계적인 탐식가(貪食家)로 꼽힌다. 미국인들은 소득의 8%를 먹는 데 쓰지만 이탈리아인들은 28%를 쓸 정도다. 오늘날 피자, 스파게티, 마카로니, 모차렐라, 발사믹 식초, 카르파초, 티라미수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돋는 요리들 자체가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맛의 천재’는 이탈리아 언론인인 저자가 수많은 문헌을 꼼꼼하게 뒤지고 방대한 취재를 통해 중세부터 현대까지 이탈리아 음식들의 탄생 비화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미시적으로 풀어낸 ‘식탁 위의 인문학’이다. 요리에 관한 생생한 묘사는 당장 이탈리아 식당으로 뛰어가고 싶을 정도로 식욕을 자극한다.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피자를 보자. 화덕에서 굽는 오늘날의 나폴리식 피자는 1570년 교황 피우스 5세의 요리사 바르톨로메오 스카피가 출간한 요리책을 통해 역사의 무대에 처음 등장한다. 이 요리책에는 ‘여러 가지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둥근 빵, 즉 나폴리 사람들이 피자라고 부르는 것을 요리하기 위해서는’이라는 문장이
  • [이주의 어린이 책] “그림책 넘기면 새로운 공간이 보여요”

    [이주의 어린이 책] “그림책 넘기면 새로운 공간이 보여요”

    벽/정진호 글·그림/비룡소/44쪽/1만 1000원 그림책을 펼치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히 2차원 평면인데 직선과 곡선, 노랑과 파랑 색깔만으로 3차원의 입체 공간이 ‘짠’ 하고 마술처럼 나타난다. 건축학도 출신으로 2015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신예 그림책 작가로 주목받은 정진호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은 비룡소가 제정한 2016 황금도깨비상도 수상했다. 책 제목인 ‘벽’에 맞게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그림체가 돋보인다. 평평한 바닥에 그림책 ‘벽’을 내려놓고 손으로 한 장면씩 넘기면 머릿속에서 공간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의 눈높이로 따라가 본 ‘벽’은 우리가 느끼는 ‘앞과 뒤’ ‘안과 밖’ ‘볼록함과 오목함’ ‘오른쪽과 왼쪽’의 개념을 넘나든다. 작가의 의도는 서로 다른 시선과 다양한 관점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데 있다. 마음에 드는 그림 장면을 고르고 그 장면에서 공간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확장해 보는 게 이색적이다. 정 작가의 이 책은 우리가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같은 그림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같은 곳인데도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을 달리하면 보이지 않던 부분이
  • 아이 키우며 함께 성장한 엄마의 기록

    아이 키우며 함께 성장한 엄마의 기록

    독박육아/허백윤 지음/시공사/300쪽/1만 3500원 과거 대가족 시대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겠지만 육아 지식이나 도움을 위 세대가 아닌 인터넷에서 찾아야 하는 핵가족 시대,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임신하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깟 고생쯤 무슨 대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버겁다. 특히 엄마들에게는. 배가 부른 채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자리를 양보받기가 힘들다. 이미 출산을 경험했을 중년의 아주머니, 앞으로 경험해야 할 동생뻘 여성들마저 눈을 감는다. 몸이 무거워 마트 입구와 가까운 곳에 차를 두고 장을 봤다가는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했다며 딱지가 날라오기 십상이다. 요즘 남편들이, 자신들은 육아에 무심했던 아버지 세대와 다른 ‘21세기형 남편’이라고 자처해도 엄마들에겐 별 대단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34회에 걸쳐 연재되며 큰 공감대를 이뤘던 서울신문 온라인 칼럼 ‘독박육아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친정과 시댁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딸을 낳아 키우며 설움, 끝없는 외로움과 다퉈야 했던 워킹맘 기자의
  • [책꽂이]

    [책꽂이]

    동양인은 모나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크리스틴 카욜·우훙먀오 지음, 전혜영 옮김, 에쎄 펴냄) 중국 베이징에 사는 프랑스인과 중국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중국인인 두 저자가 유럽 대표 화가들의 작품을 놓고 서로 다른 관점과 해석을 통해 동서양의 차이를 논한다. 352쪽. 1만 8000원. 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아얀 히르시 알리 지음, 이정민 옮김, 책담 펴냄) 무슬림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인 저자는 종교 간 갈등과 테러 종식을 위해 이슬람 신앙의 근본 교리 개념을 수정할 것을 역설한다. 352쪽. 1만 5000원. 나와 당신의 베토벤 (리처드 용재 오닐·노승림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 결성 10주년을 맞아 용재 오닐이 전곡 연주를 앞둔 베토벤 현악 사중주에 대해 펴낸 에세이집. 208쪽. 1만 3000원. 나는 개집에 산다 (박준영 지음, 찜커뮤니케이션 펴냄) 반려견과 함께 사는 집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각종 사진 자료로 소개한 책이다. 226쪽. 1만 7000원. 냥이에게 배우는 안방 요가 (후카보리 마유미 감수, 이정환 옮김, 나무생각 펴냄) 각자의 체질 특성에 따라 효과적으로 실행할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좌파세계사 (닐 포크너 지음, 이윤정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역사학자인 저자가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21세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시대가 득세한 현 시점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다뤘다. 저자는 ‘왜 역사는 중요한가’, ‘전쟁과 종교의 기원’, ‘문명의 확산’, ‘역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등의 꼭지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조망할 것을 권한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래의 인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등 본질적인 질문에 솔직하고 분명하게 답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의 중요한 동력으로 기술 발전, 지배계급의 경쟁, 계급투쟁 등 3가지 요소를 꼽으며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역사는 없다”고 강조한다. 776쪽. 3만 5000원. 마음읽기 (황상민 지음, 넥서스북스 펴냄) 대한민국에서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많다. 저마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공통적 원인은 나의 문제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제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국인만의 특수한 상황과 특성을 토대로 성격 유형을 분석하고, 각 유형에 맞는 삶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삶에서 부딪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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