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그 책속 이미지] 남북한 조류 아우른 ‘새의 통일’ 꿈

    [그 책속 이미지] 남북한 조류 아우른 ‘새의 통일’ 꿈

    한반도의 새/송순창 지음·사진/송순광 그림/한길사/652쪽/12만원 번식기에는 나뭇가지에 앉아 ‘뽀뽀- 뽀이요-’ 하는 소리를 내는 관수리, 새끼를 불러 모을 땐 ‘캣, 캣, 캣’ 하고 우는 고대갈매기 등 한반도의 모든 새가 한 책에 담겼다. 한반도에서 도래, 서식, 번식하는 야생조류 18목 74과 540종의 생태정보와 감각적인 세밀화가 어우러진 ‘한반도의 새’다. 3선개헌 반대운동으로 1969년부터 12년간 연금을 당한 저자 송순창 대한조류학회장은 해금이 되자마자 조류학회를 만들어 평생 새를 공부해 왔다. 사생활이 허락되지 않던 시절, 그를 견디게 한 것이 새 한 쌍과 선인장 세 뿌리였기 때문이다. 2008년 북한 방문 당시 입수한 북한의 조류 자료를 바탕으로 남북한에서 달리 불리는 새 이름을 통일하고 새로운 정보를 들여보낸 저자의 꿈은 여전히 ‘한반도 새의 통일’이다. “새들은 남북한의 하늘을 자유롭게 오가지만 땅 위의 인간들은 단절이라는 벽을 두껍게 쌓아 놓은 것이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남북한의 새 이름을 통일시켜 보려는 나의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목공·농사·요리… ‘손 노동’이 주는 풍요로운 삶

    목공·농사·요리… ‘손 노동’이 주는 풍요로운 삶

    손으로, 생각하기/매튜 B 크로포드 지음/윤영호 옮김/사이/288쪽/1만4500원 주변에서 육체노동의 세계로 전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개의 경우는 귀농이다. 특용작물을 키우거나, 고전적인 농사일을 하며 이른바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전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취미 이상으로 가구를 만든다거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손작업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다. 새 책 ‘손으로, 생각하기’의 저자도 비슷하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정치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워싱턴의 싱크탱크에서 근무하는 등 전형적인 지식노동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자신의 지위와 혜택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대신 모터사이클 정비사로서의 삶을 병행하면서 진정한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종종 육체노동에서 더 지적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책은 바로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직접 손과 몸을 쓰며 사는 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지를 책에 담아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현대인들은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외려 넘쳐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반면 그 어느 때보다 무기력과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현대인들이 정보화, 디
  • “촛불시위는 ‘연대의 힘’ 보여준 사건”

    “촛불시위는 ‘연대의 힘’ 보여준 사건”

    ‘여자들은 자꾸…’ 등 세 권 동시 출간 “미국의 반전 운동가 조너선 셸은 혁명의 발원지는 결국 사람들의 심장이라 했죠. 보통 사람들이 연대를 통해 차이를 없애고 함께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이 변혁의 순간이 되는 걸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이 봐왔어요. 평범한 일상에서 놓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연대의 순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예가 바로 한국의 촛불시위였죠. 그 결과 정권 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요. (트럼프 정권의)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비법을 전수해 주세요.”(웃음) 정치·철학·역사·문화를 넘나드는 통찰력 있는 에세이로 유명한 미국 저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56)이 “정의와 자유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힘이 여러 방식으로 펼쳐지는 나라에서 책이 출간돼 영광”이라며 “(미국의 정권 교체에도) 행운을 빌어달라”며 눈을 찡긋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사옥 50주년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다. 이날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 ‘걷기의 인문학’(반비·개정판), ‘어둠 속의 희망’(창비·개정판) 등 세 권을 한꺼번에 펴낸 솔닛은 세계적인 페미니즘 저자로 꼽힌다. 솔닛은 “세 권의 책
  •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프리먼 다이슨외 지음/드와이트 노이엔슈반더 엮음/하연희 옮김/생각의 길/584쪽/2만 2000원 ‘슈뢰딩거-타이슨’ 방정식이라는 게 있다. 양자전기역학의 기초가 된 이론이라고 한다. 솔직히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쥐꼬리만큼 안다고 해서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다. 다만 이 방정식으로 인해 반도체에서부터 우주 탐사까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에서 많은 게 가능해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벨상은 아쉽게도 후보에 그쳤지만 로런츠 메달, 울프상, 마테우치 메달, 템플턴상 등을 휩쓸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세계적인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94)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과학분야에 있어서 그의 업적을 다루지는 않는다. 이 책은 노과학자가 품고 있는 삶의 지혜와 혜안을 전달하고 있다. 1993년 미국 서던내저린 대학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라는 강의가 열렸다.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교재였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저자에게 한번 연락해 보고 싶지 않느냐고 제안했고,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각자 궁금한 점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당시 일흔으로, 프린스턴 대학 고등학술연구소에 재직
  •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 눈에 비친 ‘내가 모르는 보물’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 눈에 비친 ‘내가 모르는 보물’

    숲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이세진 옮김/창비/48쪽/1만 3000원 아이에게 활기란 잃어버린 단어가 됐습니다. 엄마와는 속내를 터놓지 않은 지 오래됐고요. 여름방학 동안 머무를 시골집은 ‘세상의 모든 따분함을 모아놓은 곳’ 같습니다. 그저 묵묵한 걸음으로 엄마의 뒤를 따를 뿐이고요. 일에 바쁜 엄마 뒤에 누워 애꿎은 화성인들만 죽일 뿐이지요. 그마저도 게임기를 빼앗아 가는 엄마의 성화에 관두고 맙니다. 아이에겐 남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세상의 무기력이란 무기력은 다 끌어모은 듯한 표정으로 집 밖을 나설 수밖에요. 숲은 아이의 마음처럼 어둡고 침울합니다. 그때 거센 빗속에서도 젤리처럼 몰랑한 더듬이를 쉴 새 없이 뻗어내는 달팽이가 아이의 호기심을 건드립니다. “여기 뭐 볼 거 있을까?”란 조심스러운 물음에 확신을 더하죠. “그럼, 있고말고.” 아이는 비에 젖은 땅을 움켜쥡니다. 땅속에 씨앗, 뿌리, 열매 등 ‘내가 모르는 보물’들이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되죠. 먹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살에 심장 박동은 커지고요. 아빠의 부재 이후 즐거움을 느끼는 감각도 엄마와의 교감도 잃어버린 아이에게 숲에서의 하루는 큰 걸음입니다. ‘아빠가 찾
  • [책꽂이]

    거장의 은밀한 식탁 (피오나 로스 지음, 김민수 옮김, 이론과실천 펴냄) 살바도르 달리, 앨프리드 히치콕, 마이클 잭슨, 조지 오웰 등 먹는 것을 사랑한 위대한 예술가 45인의 음식 이야기를 소개한다. 476쪽. 2만 3000원.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영진 옮김, 사회비평 펴냄)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청년 시절 기자로서 현장을 누비면 쓴 기사들을 모았다. 256쪽. 1만 6000원. 시인 신경림 (이경자 지음, 사람이야기 펴냄) 소설가 이경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 신경림의 유년기부터 현재까지의 삶과 문학 세계를 풀어썼다. 168쪽. 1만 2000원. 냉전, 분단 그리고 도시화 (장세훈 지음, 알트 펴냄) 한국전쟁이 남북한 도시 경관 변화에 미친 영향과 남북 간 체제 경쟁 과정에서 파행적으로 진행된 도시화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628쪽. 3만원. 레고 건축가 (톰 올핀 지음, 김은지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신고전주의, 아르데코,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각 건축 양식에 해당하는 대표 건축물의 실제 사진과 전 세계 레고 아티스트들이 레고로 만든 작품 50가지를 소개한다. 192쪽. 2만 5
  • “한 글자씩 쓸 때마다 아이 만나는 듯… 그리움은 늘 제자리”

    “한 글자씩 쓸 때마다 아이 만나는 듯… 그리움은 늘 제자리”

    엄마의 꿈은 작고 고요했다. 딸 둘을 키워 내면 시골집에 책을 가득 들여놓고 읽으며 책 한 권을 세상에 남기는 것. 엄마 꿈의 절반은 이뤄졌다. 시집 한 권을 펴내면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들어찬 것은 기쁨도 뿌듯함도 아니다. 두려움이고 죄책감이다. 지금 여기 없는 딸에게 가닿으려는 안간힘, 하지만 가닿지 못하는 고통이 64편의 시에 담겼다. 세월호 참사로 막내딸을 잃은 유인애(54)씨가 펴낸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굿플러스북)에서다. 그는 2014년 4월 18일 새벽, 생존자 명단에 있다가 사망자 명단으로 옮겨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이혜경양의 엄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작가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집, 산문집, 소설 등을 활발히 펴냈으나 세월호 유족이 문학적 형식으로 발화한 것은 처음이다. “나는 문학은 잘 몰라요. 여느 시인, 소설가분들이라면 문장의 깊이나 아름다움을 고민하며 쓰셨겠죠. 저는 그저 아이를 그리는 마음으로 썼어요. 한 글자 쓸 때마다 혜경이를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니까요. 아이를 오롯이 만날 수 있는 순간은 쓰는 순간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20년 넘게 집안 살림과 육아, 직장 생활을 이어 온 혜경이 엄
  • 박재규 경남대 총장 회고록 출간

    박재규 경남대 총장 회고록 출간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45년간 걸어온 평화통일의 길을 되돌아보는 회고록 ‘일념, 평화통일 길’을 출간했다.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 총장은 1972년 경남대에 극동문제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북한학과 개설, 북한대학원대학 설립 등 평생을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을 향한 실천에 바쳐 왔다.
  • 아직도 루쉰 읽니? 중화권 ‘젊은 소설’ 몰려온다

    아직도 루쉰 읽니? 중화권 ‘젊은 소설’ 몰려온다

    글항아리, 더봄 등 출판사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중화권 현대 소설들을 새 시리즈로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미국·유럽 소설에 비해 유독 호응을 얻지 못하던 중국 소설이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출판사 글항아리는 이달 말 중국 작가 최초로 펭귄 클래식 시리즈에 들어간 마이자의 ‘암호해독자’를 첫 권으로 중국, 대만, 홍콩을 아우르는 중화권 현대 소설선 ‘묘보설림(猫步說林·이야기의 숲을 가만히 거니는 고양이라는 뜻) 시리즈’를 펴낸다. 첫 주자인 마이자는 영미권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모옌 이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로, 2014년 펭귄 클래식에 포함된 ‘암호해독자’는 전 세계 35개국에 번역·출간된 화제작이다. 장르 소설의 소재와 기법을 부려 넣은 ‘암호해독자’는 중국 문학으로는 드물게 영미권 출간 당시 미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외국 문학 분야 1위에 오르는 등 해외 독자들의 눈에 먼저 들었다. 글항아리는 루네이의 ‘자비’, 왕웨이롄의 ‘소금이 자라는 소리를 들어라’, 펑탕의 ‘나에게 18세 아가씨를 다오’, 먀오웨이 ‘빵은 생길 거야’ 등 이달 말부터 매달 한 권씩 1차분 10권을 소개할 계획이다. 강성민 글항아리
  • 소독약 없는 전쟁터… 상처엔 구더기가 보약

    소독약 없는 전쟁터… 상처엔 구더기가 보약

    전쟁에서 살아남기/메리 로치 지음/이한음 옮김/열린책들/352쪽/1만 6000원 연일 으르딱딱대는 북한과 미국의 위협 속에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전쟁에서 살아남기’다. 발간 시점이 참 절묘하다. 저자는 평소 시신 활용법(‘인체 재활용’) 등 쓰기 꺼려지는 주제들을 대놓고 풀어내기로 유명한 이다. 이번엔 ‘전쟁의 과학’에 시선을 돌렸다. 책은 주로 군인과 군수용품 등을 소재로 쓰여졌다. 방탄 군복을 만들 수는 없는지, 부상병에게 생식기를 이식할 수는 없는지 등 다소 기발하고 엉뚱한 군사 과학의 세계를 경쾌한 필치로 담아냈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부류는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민간인이 미군처럼 ‘자기 정화 속옷’에 방염, 방수 재질의 전투복을 갖춰 입을 수는 없다. 그러니 책을 든 당신이 민간인이라면, 위급 상황 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야 한다. 예컨대 파리의 역설을 보자. 전쟁터는 파리에게 풍요의 낙원이다. 파리는 음식물에 앉는 순간 소화 효소를 토해낸다. 그렇게 음식물을 죽처럼 만들어 빨아 먹는다. 이 과정에서 대장균 등 치명적인 세균들을 쏟아낸다. 전쟁터에선 음식이 귀하다. 설령 파리가 먹던 음식
  • 커피·태블릿에 빠진 청춘… 외국인이 본 ‘평해튼’

    커피·태블릿에 빠진 청춘… 외국인이 본 ‘평해튼’

    조선자본주의공화국/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전병근 옮김/비아북/260쪽/1만 7000원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레드우드/274쪽/1만 5000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중 간의 대립각을 보고 있자면 이육사의 시 ‘절정’이 절로 떠오른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부딪는 강 대 강 상황에서 ‘한국 속 이방인’들이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에 대한 패러다임과 해법의 변화를 살핀 책들을 잇달아 펴냈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선포(?)하고 맥줏집을 차린 다니엘 튜더(청와대 해외언론 정책자문으로 내정)와 로이터 주재 서울 특파원인 제임스 피어슨은 ‘3명 이상의 취재원에게 확인된 팩트’들을 촘촘히 엮어 상투적인 북핵 보도에 가려졌던 북한 사회의 속살을 드러낸다. 책은 해외 언론에서 ‘경애하는 지도자에게 봉사하기 위해 사는 로봇’, ‘국가 선전물의 맹목적인 추종자’, ‘무기력한 희생자’ 등으로만 묘사됐던 북한 주민들의 생생한 일상과 욕망, 호기심을 세밀한 풍속도로 그려
  • [책꽂이]

    [책꽂이]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 (장석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이광수에서 한강까지 문인 150여명의 작품 세계를 통해 한국문학 100년을 더듬는다. 704쪽. 3만 5000원. 증오의 시대·생존의 시대 (자오위안 지음, 홍상훈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교체기, 지식인들의 문집과 편지 기록을 통해 그들이 위기에 대처한 생존 방식을 살핀다. 각 664쪽·760쪽. 각 3만 2000원·3만 6000원.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주진우 지음, 푸른숲 펴냄)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지난 10년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취재한 기록을 담았다. 272쪽. 1만 5000원. 책을 직거래로 판다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직거래 출판사 트랜스뷰의 수주부터 발송까지의 작업 과정, 운송비 관리 등 서점과의 직거래 방법을 자세히 정리했다. 260쪽. 1만 5000원. 그때, 맥주가 있었다 (미카 리싸넨·유하 타흐바나이넨, 이상원·장혜경 옮김, 니케북스 펴냄) 역사학자인 두 저자가 맥주가 역사의 흐름을 좌우했던 다양한 시대의 일
  • [그 책속 이미지] 통나무집, 꿈으로 남은 귀향처

    [그 책속 이미지] 통나무집, 꿈으로 남은 귀향처

    캐빈 폰/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라나 지음/김선형 옮김/판미동/340쪽/2만 8000원 빨간 머리 앤에게 초록 지붕을 머리에 인 그린게이블스는 언제나 ‘결국 돌아갈 곳’이다. 앤처럼 당신의 마음속에도 늘 초록 속 통나무집이 서 있을 테다. 시름을 거두어가는 바람과 숲의 내음, 믿음직한 흙의 기운이 서린 곳에 손수 지은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꿈. 현대인들이 품은 오랜 낭만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무표정한 콘크리트 아파트 속이다. 오두막과 포르노란 두 단어를 합성한 책 ‘캐빈 폰’은 그 욕망을 한껏 부풀린다. 다정한 숲, 황막한 사막, 기댈 곳 없는 황야 등 자연과 맞춤한 집을 짓고 사는 개인, 가족, 공동체의 이야기는 당신의 꿈을 다시 손안에 쥐어보게 한다. 시냇물을 데운 숲속 노천탕, 가족을 환대하는 유르트 등 고요한 은신처들의 사진은 그 자체로 쉼이 된다. “내 집을 짓고 싶다고 꿈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직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지요. 그러다 문득 꿈을 다 길가에 버리고 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나는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주목 갈망하는 ‘선택의 불안’… 옷·밥도 큐레이팅 하는 시대

    주목 갈망하는 ‘선택의 불안’… 옷·밥도 큐레이팅 하는 시대

    큐레이셔니즘/데이비드 볼저 지음/이홍관 옮김/연암서가/228쪽/1만 5000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종종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결정 장애자가 되기 십상이다. 이럴 때면 으레 누가 알아서 내 취향과 필요에 맞는 최적의 상품이나 아이템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그래서 요즘엔 책, 음악, 음식, 옷, 점심 메뉴까지 ‘큐레이팅’하는 시대다. 흔히 문화·예술계에서만 통용되는 줄 알았던 큐레이팅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큐레이터 역시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시 책임자라는 뜻에서 넘쳐나는 정보들을 잘 선별하고 편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까지 아우르게 됐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고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다면 당신도 큐레이터인 셈이다. 신간 ‘큐레이셔니즘’은 바로 이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어떻게 부상했는지 그 역사를 짚고, 그들의 업무가 어떻게 대중소비문화에 침투하게 되었는지 좇는다. 사실 책 제목인 ‘큐레이셔니즘’(curationism)이라는 단어는 비평가인 저자가 만든 말이다. 그는 “신성한 작가성 및
  • 마음을 파고드는 명시의 노래

    마음을 파고드는 명시의 노래

    시를 읽는 오후/최영미 지음/해냄 출판사/244쪽/1만 5000원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시대를 관통하는 담론을 형성시킨 최영미 시인의 두 번째 시선집이다.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를 한 데 모으고 수정·보완했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연애시에서부터 입시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을 보며 떠올린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작품까지 명시 44편을 담았다. 가장 짧은 문자 예술이자, 우리의 가슴 속 허전한 곳을 건드리는 노래, 가볍게 날아다니다가도 심오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를 음미해볼 기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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