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2주 연속 1위

    소규모 독립출판 인기에 1인 출판하고 이른바 ‘대박’을 낸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주는 스릴러·추리소설이 강세를 보였다. 교보문고는 17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8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를 발표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야쿠마루 가쿠의 추리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2위로 껑충 뛰었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는 3위로 밀렸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추천되면서 입소문이 더해져 지난주보다 순위가 한 계단 뛰어올랐다. 이 소설 역시 20대 여성 독자 구매 비중이 가장 컸다. 교보문고는 “그동안 베스트셀러 구매는 30~40대 독자가 주도했지만, 최근 주요 독자층이 낮아졌다. SNS 정보에 대한 민감한 20대 독자들이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10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도 지난주보다 두 계단 뛴 6위에 올랐다. 공지영 작가의 신작 소설 ‘해리 1’은 지난주
  •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해가 진 뒤 밤이 조용히 찾아온다. 인적은 없고 매미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고개 들어 까맣디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빛나는 큰 별, 그리고 그 옆에 반짝반짝 작은 별. 우리가 보는 별은 ‘물체’가 아닌, ‘빛’이다. 빛이 빠르다는 사실은 학교에서 배웠다. 우주는 아주 넓다. 빛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밤하늘 건너 우리에게 온 저 별의 빛은 결국 아주 오래전 것이란 이야기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이 우주는 얼마나 크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따라 우주를 다룬 신간 3권을 펼쳐본다. ◆빛 분석해 우주 지도 그린다- 매일 밤 우리가 보는 수천 개의 별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우주 안에는 모양·크기·나이가 제각각인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다. 은하마다 또 수천억 개의 별을 저마다 거느린다. 우리 지구는 이런 은하들이 각기 방출하고 흡수한 뒤 결합한 빛을 온몸으로 받는다. 이 빛을 연구한다면 우리는 우리 은하와 외부 은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또 우주의 구성 성분도 밝혀낼 수 있다. ‘우주의 지도를 그리다’(글항아리 사이언스) 저자 제임스 기치는 관측 천문학자로, 우주를 더 깊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소형 서점’ 갈까요… 우선 책으로 서점 여행부터 하고요

    책골남은 2주 전 “무더운 여름, 잠깐 시간 내 서점으로 독서 여행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라는 뻔한 제안을 했습니다. 책은 골라 주지도 않느냐는 비난이 나올 듯해 이번 주에는 ‘서점’ 관련 책을 골라 봅니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많은 책을 둘러 볼 수 있지만 좀 심심하죠. 165㎡(50평) 이하 규모 서점을 총칭하는 ‘소형 서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동네에 있는 소형 서점은 ‘동네 서점’ 혹은 ‘지역 서점’이라 하고, 소규모로 출판하는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소형 서점은 ‘독립 서점’이라 부릅니다. 서울의 매력적인 소형 서점을 알려 주는 책으로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컴인)을 추천합니다. 일본 누마북스의 대표 우치누마 신타로와 아사히 출판사의 편집자 아야메 요시노부가 서울의 소형 서점을 둘러보고 쓴 책입니다. 큐레이션이 뛰어난 마포구 ‘땡스북스’와 자매가 맥주를 팔며 운영하는 ‘북바이북’,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대문구 ‘유어마인드’를 비롯한 소형 서점 14곳과 출판사·북카페 16곳을 다룹니다. 저자들이 지난 4월 한국에 왔을 때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국 소형 서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능숙하게 활용한다”고 한 말이 기
  • [책꽂이]

    [책꽂이]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자서전 쓰기 열풍이다. 자기 삶을 돌아보고 기록해 보는 일은 바람직하다. ‘지(知)의 거인’으로 불리는 저자는 여기에 ‘역사’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역사적 사건을 투영해 개인사를 살펴보란 이야기다. ‘자기 역사 연표’를 비롯해 철저한 취재와 분석법을 담은 글쓰기 방법도 큰 도움이 된다. 309쪽. 1만 7800원. 읽거나 말거나(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봄날의책 펴냄)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서평집. 전방위적인 독서 편력을 자랑하는 그가 1967년부터 2002년까지 읽고 감상평을 쓴 책 138권을 다룬다. 춘향전과 삼국지 등도 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지성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책에만 집중하는 순수한 ‘애호가’로서 면모가 잘 드러난다. 460쪽. 2만원. 헌법의 현장에서(김선수 지음, 오월의봄 펴냄) 대법관 취임 전 변호사를 폐업해 화제가 됐던 김선수 대법관이 그동안 맡은 12개의 헌법재판 변론을 묶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등에 담긴 그의 고군분투기가 생생하다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목성의 달 유로파의 풍경을 상상해 보자. 표면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고 얼음층 아래에는 까마득히 깊은 바다가 있다. 심해에서는 열수분출공들이 끊임없이 뜨거운 물을 뿜어낸다. 그런데 만약 이 유로파의 열수분출공 주위에 달팽이를 닮은 외계 생물들이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면 어떨까. 과학소설이 그려 내는 풍경은 때로 너무 이질적이어서, 마치 엘프나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속의 아득히 먼 세계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하드 SF’라고 불리는 글을 쓰는 어떤 작가들은 현실의 과학 지식과 합리적 추론에 근거해 끈질기게 그 새로운 세계를 탐구한 다음, 능청스럽게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이 세계는 정말로 존재할 수도 있답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해도연의 ‘위대한 침묵’은 단단한 과학적 지반에 뿌리를 내린 네 편의 하드 SF 중·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물리학과 천문학을 전공한 과학자라는 이력으로도 예상할 수 있듯, 작가는 색다른 세계를 그려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의 과학을 손에서 놓지 않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3명의 여성 과학자들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외계 문명을 발견하고 그 연구 결과를 통해 인류를 위기에서 구해 내는 이야기다. 하
  • [그 책속 이미지] 만화 덧입은 세계 명화들

    [그 책속 이미지] 만화 덧입은 세계 명화들

    모니카와 떠나는 세계 명화 여행 박우찬 지음/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그림/지에이북스/168쪽/1만 3000원 백마에 올라탄 꼬마 세볼레옹의 눈은 졸린듯 반쯤 감겼다. 오른손을 들고 ‘나를 따르라!’고 외치지만 말마저도 웃긴 모양이다.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자크루이 다비드의 명화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이 이렇게 재밌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브라질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만화가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는 1983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감상하다 전 세계 명화에 자신의 만화를 덧입히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책은 명화 51점에 그의 만화 ‘모니카와 친구들’ 캐릭터를 입힌 그림을 담았다. 고대 이집트의 ‘투탕카멘 미라의 마스크’를 따라 만든 ‘치칸카멘’부터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바꾼 ‘모니카 비너스의 탄생’ 등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김홍도의 ‘서당’과 신윤복의 ‘단오풍정’도 실었다. 원본이 된 명화들에 관한 해설도 놓치지 않았다. 브라질에서 열기 시작한 ‘모니카와 떠나는 세계 명화 여행전’은 세계 8개 도시를 순회하며 관람객 150만명을 모았다. 한국 전시회가 다음달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그릇된 역사인식 어떻게 자라났나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그릇된 역사인식 어떻게 자라났나

    한중일 역사인식 무엇이 문제인가 오누마 야스아키·에가와 쇼코 지음/조진구·박홍규 옮김/섬앤섬/272쪽/1만 6000원 일본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는 1993년 8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지난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는 “침략 전쟁이었다.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인식한다”고 답한다. 이어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아시아 국가에 사죄하는 내용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2001~2006년 매년 전쟁 전범이 묻힌 신사참배를 반복한다. 2012년 취임한 아베 신조 총리는 “침략의 정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주변국의 시선이 또다시 싸늘해졌다. 왜, 어째서 일본은 이런 태도를 보일까.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은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난 것일까. ●국제법 연구자 오누마 교수 신간 국제법 연구자이자 1970년대부터 한·일 관계를 연구한 오누마 야스아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신간 ‘한중일 역사인식,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그 해답을 알려 준다. 일본인의 그릇된 역사인식이 생겨난 지점을 짚고, 한·중·일의 역사인식 차이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설명한다.
  • 보도블록, 낭비의 상징이라 욕하지 말라

    보도블록, 낭비의 상징이라 욕하지 말라

    “한국의 보도블록 종사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좋겠네요.” 일본 보도블록 생산업체 임원이 과거 서울을 방문해 한국의 보도블록 상황을 보고했다는 말로 책은 시작한다. 보도블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산 낭비와 부실 시공이라는 꼬리표. 해마다 보도블록 공사로 아까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너도나도 지적하지만 정작 보도블록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2007년부터 서울시 도로관리과, 보도환경개선과, 도로포장연구센터 등에서 근무하면서 도로포장 정책 수립과 기술 연구를 해 온 저자는 ‘보도블록 전문가’다운 시선으로 보도블록의 모든 것을 뜯어 본다. 표제가 위트 있다고 해서 책의 무게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부실 공사가 만연한 이유를 들여다보며 건설업계의 관행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과거 정부가 수주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관급자재 직접구매 제도가 실시됐고 그로 인한 저가 납품 강요, 저품질 제품의 공급 등이 벌어진 부작용을 지적한다. 좋은 제품을 고를 줄 모르는 공공기관의 비전문성, 리베이트 관행, 보도블록 업체들의 카르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지점을 짚어 낸다. 편리성과 기능만을 따진다면 보
  • 한 평… ‘고문’처럼 살아가는 인생들의 공간

    한 평… ‘고문’처럼 살아가는 인생들의 공간

    취업준비생, 고시생, 외국인 노동자, 가출소녀…. 한 평 이상의 방도 꿈꿀 수 없는 밑바닥 인생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도시의 고시원이다. 변두리 시장통에 자리한 고시원이 하나 있다. 이름은 ‘고문 고시원’. ‘공부의 문’이라는 뜻으로 ‘공문고시원’으로 지은 이름이었는데, 어느 날 ‘공’ 자에서 받침이 떨어져 나가며 인생을 ‘고문’처럼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됐다. 저자는 ‘고문고시원’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추리와 무협, 스릴러 SF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섞어 넣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유령이나 다름없다. “고문고시원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살아간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그렇다. 고문고시원의 잔류민들은 모두 유령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23쪽) 죽은 사람과 대화하고, 초능력이 생기고, 유령이 돌아다니는 기이한 사건들이 이어지는 고문고시원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자의 주제 의식을 떠올리게 된다. 장르적인 방법으로 사회를 고발하지만,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작품 전반에 깔린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저자가 이 이야기를 구상한 것은 10여년 전 부산에서 서울로 와 신당동의 한 고시원에 살게
  •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남들보다 잘살려 하고 최선 다한 것뿐” 자기 성공만 생각… 사회적 불의엔 둔감 현재 美우선주의·극단적 인종주의 득세 평범한 이들의 각성·용기 있는 행동 제안 어느 독일인의 삶/브룬힐데 폼젤 지음/토레 D 한젠 엮음/박종대 옮김/328쪽/1만 5000원 흔히 평화로 가는 길의 가장 큰 적은 침묵이라 한다.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담은 1963년 저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역사속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상부의 명령에 순응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 ‘어느 독일인의 삶’은 그 ‘악의 평범성’을 파고든다. 나치 독일 수뇌부의 마지막 생존자였던 브룬힐데 폼젤(1911~2017)의 생전 증언을 통해서다. 나치 국민계몽선전부를 이끈 요제프 괴벨스(1897~1945)의 최측근 비서이자 속기사로 살았던 삶을 분석한 전기적 비평서. 나치의 부상과 현 상황을 오가며 평범한 사람들의 각성과 용기 있는 처신을 심각하게 짚는다. ‘나치당의 뇌’로 회자되는 괴벨스는 나치 선전과 미화의 총책이었던 핵심 인물. 히틀러가 죽은 다음날 포위된
  •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승무원은 생명 지키는 안전요원 겉모습 갇힌 왜곡된 시선 바꿔야”

    2009년 만 스물넷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민정(33)은 현재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작가로 꼽힌다. 두 권의 소설집을 내며 2015년 김준성문학상, 2017년 문지문학상,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그는 뚜렷한 문제의식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신중한 관찰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발표한 첫 장편 ‘미스 플라이트’(민음사)에서 한국의 몰상식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찰력은 한층 치밀해졌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갑질, 군대 방산 비리, 내부 고발 등 240여쪽 분량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작품의 주인공인 항공사 5년 차 승무원 유나는 기내 탑승객의 습관적인 성희롱과 물리적 폭력, 회사의 부당한 압박에 시달린다. 그러다 조종사 노조 간부인 유부남 부기장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몰리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전직 공군 대령으로 방산 비리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전역한 유나의 아버지 정근, 과거 정근의 개인 운전병이자 유나와 같은 항공사의 부기장이 된 영훈의 이야기가 또 다른 축으로 등장한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 작은 서점이 쏘아 올린 ‘베스트셀러’

    작은 서점이 쏘아 올린 ‘베스트셀러’

    독립출판물 ‘죽고 싶지만…’ 온라인 서점가 돌풍 소형서점 지원으로 유통 판로 확대 목소리 커져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기분부전장애 상태´의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 12주 동안 대화한 내용을 엮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가 최근 서점가에 화제다. 백세희 작가가 블로그에서 인기를 끈 글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가 출판하고, 이어 1인 출판사에서 지난 6월 재발간한 뒤 이른바 ‘대박’이 났다. 지난 10일에는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돌베개)를 제치고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출판물이 인기를 끄는 최근 경향에 잘 맞아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출판계는 적게 인쇄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나눠 가지려 찍어 낸 이른바 ‘독립출판물’이 성공한 것에 주목한다. 특히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출판계가 독립출판물이 유통되는 통로인 소형서점(50평 이하)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뒤 뒤따른 결과여서 의미를 더 둔다. 현재 서울, 경기, 대구 등 지방자치단체는 소형서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8월 시장에 소형서점 지원 및 육성의 의무를 부여한 ‘서울특
  •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수학을 포기한 이들을 가리켜 ‘수포자’라 한다. 우리나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2012년 9.1%에서 2015년 15.4%로 늘었다. 수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15%에 이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교 교사들은 “절반 가까이 수학 수업 시간에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을 잔다”면서 “수포자 문제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숨을 내쉰다. 수포자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학이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 돼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서점가로 나온 눈에 띄는 수학 신간들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학에 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수학에 흥미를 돋궈줄 수 있겠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 ‘최강의 수학 공부법’(메이트북스),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해나무)를 읽으며 수학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수학적 사고는 언제 필요할까=신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의 강의를 묶은 책이다. 김 교수는 세기의 난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해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 대학교 수학과 정교수로 임명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평화의 대명사, 바이킹 후손들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평화의 대명사, 바이킹 후손들

    바다의 늑대/라스 브라운워스 지음/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352쪽/1만 7000원 바이킹이 어떤 이들인지, 잘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내심 바이킹이 친숙하다. 우리는 만화 ‘아스테릭스’에서 싸우는 바이킹을 만나고, 영화와 게임에서 그 울룩불룩한 근육질의 남자들을 마주친다. 어렸을 때 놀이동산에서 비명을 지르며 탔던 배 모양의 놀이기구 이름 또한 바이킹이다. 그 배의 이름이 ‘롱십’인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알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이름들이 낯익은 것은 다 그러한 공기 같은 문화 때문이다. 토르, 오딘, 라그나로크, 블루투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바이킹의 이미지는 피해자들이 만든 것이다. 바이킹 자신은 거의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바이킹이 야만인이라고만 못박을 수는 없다. 그들은 대부분 나무를 재료로 예술작품을 만들거나 교회를 세웠기에 그들의 유산이 오랜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의 문자인 ‘룬’은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보다 주문이나 푯돌에 더 적합했다. 이 책은 파편화되고 대상화된 바이킹의 이미지를 온전히 세운다. 여성의 권리가 서구의 기독교 사회보다 훨씬 많았던 곳. 외모에 무척 신경을 쓰고 위생관리에 철저했던 사람들. 혹독한 처벌을 통
  • 빈곤층 울린 ‘살인 더위’… 공범은 사회다

    빈곤층 울린 ‘살인 더위’… 공범은 사회다

    폭염사회/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홍경탁 옮김/글항아리/472쪽/2만 2000원 심상치 않은 여름이다. 전국을 덮친 폭염이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강원 홍천이 41.0도로 1907년 기상관측 이래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의 올해 폭염일수도 지난 8일까지 모두 24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7월 한 달간 주민등록상 사망자 수 역시 역대 가장 많았다. 폭염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추정된다. 시계를 돌려보자. 1995년 7월 14일부터 20일, 장소는 미국 시카고다. 41도가 넘는 날이 이어지며 일주일간 무려 739명이 사망한다. 구급차는 부족하고, 병원은 자리가 없어 환자를 거부한다. 시신 안치소는 꽉 차버렸다. 밀려오는 시신을 더 받지 못할 정도다. 사태의 주범은 물론 폭염이었다. 이틀 연속 46도가 넘는 고온에 도시 열섬 현상까지 동반했다. 그러나 폭염이 사태의 유일한 원인이었을까.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16주에 걸쳐 이 사태를 조사한다. 그리고 주범 외에 공범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신간 ‘폭염사회’는 1995년 시카고 폭염 사태의 원인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단순 자연재해를 넘어 이 사태에 사회적 요인이 있었는지 살폈다. 우선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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