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종교·역사… 세상에 뿌리내린 수학
올림픽이 열리거나, 노벨상이 발표될 때마다 우리 사회에서 무한 반복되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기초’에 대한 각성이다. 모든 스포츠의 기초가 되는 육상에서 세계의 벽을 절감할 때,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장면에서 남의 나라 얘기인 양 애써 외면해야 할 때, 우리는 늘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되뇌었다. 행여 일본이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메달권에 오르거나, 노벨상이라도 받게 되면 분위기는 한층 더 격앙된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전과 똑같은 시스템을 또다시 이어 간다.
‘수학은 우주로 흐른다’는 학문의 기초라 할 수학을 평생 연구해 온 수학자가 펴낸 인문 교양서다. 수학에서 출발해 과학, 종교, 문화, 역사 등의 분야를 종횡무진 탐색한다. 수학사에서 가장 ‘신박한’ 발명이라 할 ‘0’의 탄생 이야기, 세상을 바꾼 수학자 이야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내용은 사실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수학 이야기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수학자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낸 교양서를 자주 접하지 못했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될 듯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기초 학문에 대해 경직돼 있다는 방증일 테니 말이다.
우리가 그리도 지기 싫어하는 일본은 이미 수리자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