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기자회견장에 호박엿 날아들어…”한국축구 죽었다”
※이 기사는 2014년 6월 30일 서울신문 기사입니다.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졸전을 펼친 홍명보호의 귀국 장면은 한국 축구를 향한 국민의 분노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대표팀에게 날아드는 엿 사탕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념촬영을 위해 대기하던 중 일부 팬이 대표팀의 부진을 질타하며 호박엿 맛 사탕을 던지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H조 꼴찌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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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회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홍명보호를 향해 ‘파이팅’을 외친 축구팬은 극히 적었다.
일부 소녀팬들 20여명 정도만이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을 뿐 단복을 곱게 차려입은 선수들을 향한 국민의 눈길은 싸늘했다. 대표팀 귀환을 우연히 보게 된 공항 이용객 중 한명은 “대표팀이 뭘 잘했다고 기자들이 이렇게 몰려들었나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 일부 팬이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H조 꼴찌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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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입국장에서 일부 팬이 대표팀의 부진을 질타하며 호박엿 맛 사탕을 던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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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한 쪽에 서자 축구팬 조모(42)씨가 “엿 먹어라! 엿 먹어!”라고 외치며 사탕 모양으로 포장된 노란색 호박엿 수십개를 집어던졌다. 하지만 조씨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시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홍 감독과 주장 구자철,손흥민의 약식 기자회견이 끝나자 조씨는 ‘근조. 한국축구는 죽었다!!’라고 검은 글씨로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보였다. 이를 본 대표팀 선수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굳은 표정의 손흥민
손흥민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H조 꼴찌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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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엿을 바라보며 “엿을 먹어야 하나요”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선수,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 모두 생각은 똑같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많이 했다. 대한민국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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