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가 1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래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선두를 내준 뒤 중국 저우양을 쫓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어린 나이에도 심석희가 빙상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한국 쇼트트랙이 갖지 못했던 탁월한 신체 조건에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선수 프로필에 따르면 심석희의 키는 173㎝다. 2012년 동계유스올림픽 출전 당시에는 174㎝로 기재돼 있었다.
이는 역대 한국 쇼트트랙을 빛낸 숱한 스타들이 갖추지 못한 강점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전설로 남아 있는 전이경은 163㎝로 키가 작았지만 강한 체력과 탁월한 기술로 약점을 극복해 세계 정상에 섰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진선유도 키는 164㎝로 큰 편이 아니었다.
이 밖에 최은경(165㎝), 고기현(168㎝), 박승희(168㎝) 등은 조금 나은 조건을 갖췄지만 그래도 큰 편은 아니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맹활약한 이은별의 키는 152㎝에 불과했다.
역대 한국 쇼트트랙을 이끈 여자 선수 중 심석희에 비견할 만한 체격의 선수는 김소희(172㎝)정도뿐이다.
심석희는 김소희보다도 체격이 좋다.
순발력과 스케이팅 기술이 중요한 쇼트트랙에서 체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남들보다 반걸음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신체 조건은 여전히 선수의 기본 능력을 한 뼘 올려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큰 키로 인해 순발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성실성과 승리욕을 겸비한 심석희는 꾸준한 노력으로 이런 기술적인 능력까지도 끌어올렸다.
다만, 젊은 선수이다 보니 아직 레이스 운영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15일(한국시간) 열린 결승전에서도 막판까지 레이스를 주도했으나, 마지막에 코너를 파고든 백전노장 저우양(중국)을 막지 못해 목표로 잡았던 금메달은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 17세의 고등학생인 심석희가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마지막 순간의 아쉬움이 남은 이날의 레이스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 심석희에게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성장 중인 심석희에게 이 경험은 바로 다음에 찾아올 1,000m나 3,000m 계주에서 큰 힘이 될 것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