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긴 1초를 경험한 적이 없다”언론, 서울올림픽 변정일 선수 항의와 비교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에서 신아람 선수가 ‘멈춰버린 1초’ 논란 속에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패한 것을 놓고 독일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신 선수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많다.31일(현지시간) 독일 신문들은 신 선수가 자국 선수에 패하고 울음을 터뜨린 장면의 사진과 함께 이번 경기의 판정 논란을 소개했다.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SZ)은 ‘길었던 신아람의 패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 선수가 경기장에 주저앉아 우는 모습이 기억할만한 올림픽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신 선수의 항의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변정일 복싱 선수가 심판의 판정에 불복해 링에서 67분간 내려오지 않았던 장면과 비교하면서 “신 선수가 변 선수의 항의 시간 기록은 깨지 못했다”고 썼다.
또 다른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는 ‘변정일 선수처럼 패하고 앉아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 선수의 입장을 비교적 자세히 실었다.
이 신문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 몇년간을 훈련했다. 나는 단지 1초만에 메달을 잃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신 선수의 말은 전했다.
신문은 “이번 일은 물론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받아들여야만 한다”라는 미하엘 베스퍼 독일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의 언급도 소개했다.
독일 언론들은 이번 판정 논란에 대해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시각을 유지한 반면, 관련 기사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신 선수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했다.
‘일케’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네티즌은 “솔직히 말하면 그 정도로 긴 1초를 경험한 적이 없다. 내가 화면을 돌려가면서 계산했을 때 확실히 3초 이상은 지나갔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커피숍’이라는 네티즌은 “웃기는 이야기다. 만일 내가 그 시간 정도의 초를 살고 있다면 나는 불멸의 존재일 것이다”라고 비꼬았다.
‘룰루’라는 네티즌은 “하이데만 선수에게 축하한다. 하지만 그녀가 주먹을 쥐고 환호하기 전에 상대 선수에게 다가갔다면 스포츠정신에 부합하고 올림픽 정신을 느꼈을 것”이라며 승리가 정해진 후 하이데만 선수가 보인 반응을 질타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가 됐더라도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신 선수가 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딥워터’라는 네티즌은 “이는 기술적인 문제이지 선수의 문제로 삼아서는 안된다. 하이데만을 비난할 수 없다”고 했고, ‘DPASS’라는 네티즌은 “한국선수는 소극적으로 경기해서 마지막 1초에 공격을 당해야 했다. 슬픈 일이지만 이것이 스포츠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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