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펜싱 판정에 관객도 ‘야유’

황당한 펜싱 판정에 관객도 ‘야유’

입력 2012-07-31 00:00
수정 2012-07-3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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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에서 신아람(26·계룡시청)이 당한 억울한 판정은 경기장을 메운 관중이 보기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3~4위전이 열린 30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는 한국의 홈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쑨위제(중국)에 이어 신아람이 피스트에 올라오자 관중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반대로 선수에 이어 심판이 소개되자 이번에는 야유가 쏟아졌다.

장내 아나운서가 “심판을 존중해 달라”고 외쳤으나 관중은 코웃음을 쳤다.

한국 응원단은 관중석 한구석에 소수만 있었을 뿐임에도 이런 분위기가 된 것은 앞서 준결승에서 일어난 황당한 판정 때문이다.

신아람은 5-5로 맞선 채 들어간 연장전에서 1분을 잘 버텼으나 마지막에 1초를 남기고 시간이 줄어들지 않은 탓에 통한의 끝내기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상식적으로 보기에도 1초가 넘게 지나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 선수단에서는 즉각 항의에 나섰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 항의를 시작할 때부터 관중석은 이미 신아람의 편이었다.

두 차례 항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신아람은 허망한 표정으로 피스트에 걸터앉은 채 울먹이고 있었다.

1시간 넘게 지루한 승강이가 이어졌지만 관중은 신아람이나 한국 선수단을 책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진행 요원이 신아람을 설득해 대기실로 데려가려 하자 곳곳에서 ‘노(NO)!’라는 외침과 함께 억울함을 풀라는 격려가 쏟아졌다.

신아람이 끝내 설득을 이기지 못하고 들어가자 관중은 기립 박수로 다시 격려를 보냈다.

3~4위전에서도 신아람이 점수를 뽑을 때마다 파란 눈의 관중은 마치 자국 선수가 선전하는 것처럼 열띤 응원을 보냈다.

경기는 결국 신아람의 패배로 돌아갔다.

관중은 심재성 코치와 꼭 끌어안고 아쉬움을 달래는 신아람에게 다시 한번 우렁찬 박수와 함성을 선사했다.

신아람은 “비싼 돈을 주고 경기를 보러 왔는데 1시간 넘게 시간을 끌어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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