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판정 시비로 ‘시끄러운’ 올림픽

잇따른 판정 시비로 ‘시끄러운’ 올림픽

입력 2012-08-01 00:00
수정 201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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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예언처럼 런던올림픽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 차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지구촌 최대 스포츠 잔치라는 올림픽의 문이 열린 이래 여러 종목에서 매일 판정 시비가 일어나면서 런던올림픽은 ‘논란 올림픽’이라는 오명에 휩싸였다.

봉송 과정에서부터 탈 많았던 성화에 대한 뒷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대니 보일 감독은 개막식 공연의 테마를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The Tempest)’에서 찾았다.

셰익스피어는 더 템페스트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영국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할 것이다(Be not afeard; the isle is full of noises)’라고 썼고, 보일 감독은 이 대사를 바탕으로 시끄럽고 활기차게 흘러온 영국의 자화상을 펼쳐보였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서는 ‘시끄러움’의 초점이 역동성보다는 황당함에 쏠리면서 축제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스타팅블록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뚜렷한 원칙 없이 박태환(23·SK텔레콤)을 실격시켰다가 판정을 번복한 수영심판, 유도 조준호(24·한국마사회)에게 전원일치 승리를 선언했다가 불과 5분 사이 전원일치 패배로 판정을 뒤집은 ‘바보 삼총사’와 같은 유도심판.

1초를 엿가락처럼 늘여 독일 선수의 무한 공격을 허용해 신아람(26·계룡시청)의 메달을 빼앗아간 펜싱 심판과 시간 계측원.

여기에 30일에는 남자 체조 단체전에서 심판이 일본 팀의 점수를 잘못 계산해 우크라이나에 동메달을 줬다가 빼앗은 일도 발생했다.

4위에 머문 일본이 이의를 신청해 결국 0.7점을 더 받아내면서 2위로 올라섰고 우크라이나는 일본에 불과 0.426점 뒤져 4위로 밀렸다.

원활한 경기 진행에 찬물을 끼얹는 판정이 반복되면서 팬들도 야유를 퍼붓고 있다.

실제 펜싱과 유도, 체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판정이 번복될 때마다 심판진을 큰 목소리로 조롱했다.

신아람의 억울함을 목격한 관중은 누구랄 것도 없이 ‘한국 응원단’을 자임하며 신아람을 일방적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1908년, 1948년에 이어 역사상 최초로 세 번이나 올림픽을 개최한 런던은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고 다짐했으나 예상하지 못한 판정 시비로 대회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은 매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정작 메달을 결정하는 심판과 경기 운영을 맡은 각 국제 연맹에서는 선수가 쏟은 정성에 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의문이다.

한편 봉송 중 몇 차례나 꺼지기를 반복해 성화가 아닌 ‘라이터불’이라는 비웃음까지 받은 런던올림픽 성화도 문제다.

보일 감독은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를 기존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성화대에 최종 점화자가 붙을 붙이던 예전과 달리 무대 중앙에 마련된 205개의 ‘금속 꽃잎’에 불이 붙어 하나의 성화가 이뤄지도록 연출했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 주경기장인 올림픽 스타디움을 환하게 밝혀야 할 성화대가 보이지 않아 많은 이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스타디움 구석에 성화를 옮긴다고 했으나 경기장 바깥에서는 볼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돈을 주고 입장권을 사야 올림픽의 상징과도 같은 성화를 볼 수 있도록 한 조직위의 처사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줄지 않고 있다.

성화는 8월3일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막을 여는 육상 경기 시작과 함께 일반인에게 공개될 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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