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탑승한 차량 나오자 “힘내세요”
일부는 경찰에 깃발 던지며 “부역자”
“죽을 때까지 싸울 것” 고성·오열도
탄핵 찬성 측 “내란 수괴 철저 수사를”
尹체포 이후 한남동 일대는 한산
두 쪽 난 민심은 여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15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이 조사받는 경기 과천 공수처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응원 집회를 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선 “와” 하는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나라가 무너졌다. 대통령을 체포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오열했다. 특히 이날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60대 남성 1명이 분신을 시도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반대쪽에선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분쯤 정부과천청사 민원주차장 인근 녹지에서 한 남성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이 남성은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분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오전 10시 35분쯤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뉴스를 본 지지자들이 관저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쥐며 고성을 내질렀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골목을 지나자 지지자들은 “힘내세요”라며 차량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에게 경광봉과 깃발을 던지며 “자유를 팔아먹은 부역자”와 같은 욕설을 퍼부었다. 김설희(62)씨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죽을 때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린 후 도로 점거를 시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공수처로 이송되자 지지자들은 “공수처로 가자”고 외쳤고 한남동 일대는 한 시간도 채 안 돼 텅 비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이후 계속됐던 ‘한남동 집회’는 이날 이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조사하는 동안 공수처 인근에서 지지자들의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 주변 집회와 주말 광화문 집회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이날도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 30분쯤부터 청사 정문 건너편 시민광장 앞에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대통령 석방”,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전날 밤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계획이 전해지면서 관저 인근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늦은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최대 1만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지지자들이 모였고, 지지자 50여명이 전날 밤 관저 정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두 쪽 난 민심은 여전
한국노총 조합원 등 윤 대통령 체포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퇴진 촉구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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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대통령 탄핵·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체포 소식에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집회 사회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역사를 우리가 썼다”고 외쳤다. 공수처가 관저 내 저지선을 돌파했다는 보도를 지켜보던 이들은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관저 밖으로 나오자 “정의는 승리한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찰과 공수처를 향해서는 “감사하다”고 외쳤다. 관저 앞 집회 장소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춤을 췄다. 탄핵 찬성 집회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응원봉이나 깃발을 휘두르는 이들도 있었다.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이끌어 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주권자의 힘으로 내란 수괴를 체포했다”는 환영 성명을 냈고 참여연대와 군인권센터 등도 공수처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2025-01-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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