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도열한 北 핵실험장… 한·미 보란 듯 ‘의도적 노출’

100명 도열한 北 핵실험장… 한·미 보란 듯 ‘의도적 노출’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3-30 22:56
수정 2017-03-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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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계리 또 수상한 움직임

3차 핵실험 한달 전 상황과 유사
위성촬영 뻔히 알면서 정황 노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또다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 판독 결과 핵실험지원단지 광장에 대형 차량 한 대가 정차돼 있고, 70~100명의 사람들이 대열을 이뤄 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8노스 측은 3차 핵실험 한 달 전인 2013년 1월 같은 장소에서 군중 대열이 확인된 것과 유사하다며 “6차 핵실험 징후가 한층 짙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위성사진은 지난 28일 촬영된 것으로 38노스 측은 많은 눈이 내린 것과 군중 대열을 빼면 전반적 움직임이 사흘 전인 지난 25일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72시간 동안 북쪽 갱도(2번 갱도)에서 파낸 것으로 보이는 퇴적물이 더 쌓였고, 계속해서 배수가 이뤄져 관측장비 설치 등을 위한 전 단계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달 들어 핵실험장 위성사진에서는 각종 징후가 잇따라 포착됐다. 지난 7일 촬영 사진에는 통제소 건물과 갱도 사이를 차량이 오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포착됐다. 이를 근거로 38노스 측은 핵실험 임박설을 제기했다. 지난 25일 촬영 사진에서는 더 구체적 움직임이 발견됐다. 북쪽 갱도 입구에서 3~4대의 대형 차량이 포착됐고, 배수 흔적이 나타났다. 바로 전날에는 이전까지 한 번도 핵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던 서쪽 갱도(3번 갱도)에서도 트럭과 카트가 포착됐다.

위성으로 촬영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은 왜 각종 핵실험 임박 정황들을 잇따라 보여 주는 것일까. 38노스 측은 “6차 핵실험이 곧 실행된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런 징후들이 아니더라도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김정은이 명령서에 사인하면 수시간 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게 한·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섯 차례의 핵실험에서 이렇다 할 사전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3-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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