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6개항 공동성명 발표
무비자 검토·억류자 출국 허가‘김정남 가족’은 김정은 의미한 듯
北 벼랑끝 전술에 말레이 ‘두 손’
北소행 심증만… 영구 미제 될 듯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화학무기 VX로 살해된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에 넘겨지게 됐다. 자국 내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붙잡았던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레이시아가 두 손을 든 모양새가 되면서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진상 규명도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공항 향하는 김정남 시신 운송 차량
30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국립법의학연구소에서 경비원이 문을 열어주자 김정남의 시신을 운송하는 밴이 빠져나가고 있다. 현지 신문들은 이날 김정남 시신을 보관해 온 국립법의학연구소에서 은회색 다목적 차량이 시신 한 구를 운송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화물운송센터로 가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쿠알라룸푸르 AP 연합뉴스
쿠알라룸푸르 AP 연합뉴스
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김정남의 시신을 실은 말레이시아 항공편은 이날 오후 7시 23분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이륙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했다. 해당 항공편에는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북한대사관의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 핵심 용의자들이 사실상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나집 총리는 “경찰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말레이시아인 9명은 이날 오후 7시 45분쯤 평양을 떠났으며 31일 오전 5시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하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과의 무비자 협정을 파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단교 조치 전망까지 나왔지만 북한이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금지하자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협상을 벌여 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3-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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