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국제안보연구소 보고서
“2012년 中서 수산화리튬 수입… 흥남화학단지 공장서 제조 추정”북한이 핵무기 핵심 물질인 ‘리튬-6’를 함경남도 한 화학단지에서 만들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리튬-6는 핵무기에 중성자를 집어넣을 때 필요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이며 농축 정도에 따라 수소폭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발간한 ‘북한 리튬-6 생산’ 보고서에 따르면 함경남도 함흥시의 흥남화학단지 내 공장에서 북한이 ‘리튬-6’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북한의 2012년 정부 조달품 주문서를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t 단위의 수은과 수십㎏의 수산화리튬을 중국에서 수입했다”면서 “수은에 기반을 둔 공법으로 리튬-6를 만들려면 두 물질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SIS는 북한의 2012년 조달 계약서에 ‘제품 구매가 시급하며 조달은 흥남 단지와 연관이 있다’는 손 글씨가 적혀 있다는 것도 근거로 들었다.
ISIS 연구진은 “흥남화학단지에는 암모니아 처리 시설, 비료 생산 공장, 전기분해 시설 등이 있고 2009년과 2012~2014년, 2016년에 새로운 공장이 들어섰다”면서 “이 단지에 리튬-6 생산 공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리튬-6 생산량을 추산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연간 수십㎏의 리튬-6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수은 기반 공법의 리튬-6 실험을 했으며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제너럴 프레셔스 메탈(GPM)이라는 유령 회사 이름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도한 사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최근 확인되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7-03-20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