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시진핑 만나 “관계 발전을”… 사드·한반도 등 언급 공개 안 해
틸러슨 국무·왕이 외교 북핵 논의… “대북제재” vs “북미대화” 온도차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8~19일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을 만나 현안을 논의했으나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한 강경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다. 앞선 일본, 한국 방문에서 이미 미국의 속내를 다 표출한 데다, 중국 측과 북한 문제로 대립하기보다는 4월로 예정된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 연출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이는 중국도 원하는 방향이었다. 19일 시 주석과 틸러슨 장관의 면담 이후 한반도나 북핵,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에 대한 언급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국은 정상회담 전까지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 조율을 계속한 뒤 정상들이 가시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트럼프와 협력 동반자 될 것”
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는 중요한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협력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베이징 AFP 연합뉴스
틸러슨 장관은 전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으며 우리는 한반도 긴장이 이미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20년간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중단시키지 못했다”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를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갈림길에 진입했으며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게 집행하면서도 회담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 궤도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며 북·미 대화를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3-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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