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금강산행사 연기’ 플랜B 가동

통일부 ‘금강산행사 연기’ 플랜B 가동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1-30 22:54
수정 2018-01-3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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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남북 합의행사 이행 요구

금강산행사 일정 재협의할 듯
“마식령 공동훈련은 예정대로”
금강산 문화회관 점검까지 했는데…
금강산 문화회관 점검까지 했는데… 북한이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지난 29일 알려온 가운데 정부는 “북한 예술단의 강릉공연,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등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현장점검을 위해 지난 23~25일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북측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이주태(왼쪽)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의 모습.
연합뉴스
북측이 지난 29일 밤 별안간 금강산 공동문화행사를 취소한다는 통보를 하자 정부는 ‘플랜B’를 가동했다. 북측에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행사를 예정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했고, 공동문화행사는 취소보다 일정을 연기하는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31일부터 1박2일간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 선수들의 공동훈련은 할 것으로 예상했다.

30일 통일부 관계자는 “현송월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일정을 하루 연기하거나 금강산 행사 취소 등의 돌발 변수가 당황스럽지만,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십년간 남북 관계 및 주변국 관계를 토대로 만들어진 ‘플랜’B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첫 조치로 통일부는 이날 낮 12시 40분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명의의 통지문을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보냈다. 통지문에는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 취소에 대한 유감 표명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행사들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금강산 행사 준비와 관련해 방북하려던 남측 사전점검단 예정은 취소됐다. 하지만 31일부터 1박2일간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 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예정대로 한다고 알려졌다. 남측 선수, 기자단 등 40여명의 대표단이 전세기를 이용해 양양공항에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유력하다.

다만, 남북이 일반 시민을 포함해 각각 300여명의 관객을 모집하기로 한 금강산 공동문화행사는 평창동계올림픽(2월 9일) 이전 개최가 시간상 힘든 상황이다. 남북 관계의 진전에 따라 올림픽 기간이나 그 뒤로 연기하는 방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측의 돌발 행동에 대해 “남북 대화에 무조건 환호하지 않는 변화된 남측 여론에 당황했을 것”이라며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의미가 있으니 문화공연 등은 다음에 치러도 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1-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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