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박세길 지음/추수밭/440쪽/1만 8000원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다. 어떤 프레임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얼마나 심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는 이런 프레임 전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진은 2017년 4월 강원 원주시 중평길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유권자와 포옹하고 있다.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다. 어떤 프레임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얼마나 심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는 이런 프레임 전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진은 1990년 1월 22일 김영삼(왼쪽)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가 노태우 민정당 총재, 김종필 공화당 총재와 함께 3당 합당을 전격 발표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다. 어떤 프레임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얼마나 심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는 이런 프레임 전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진은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의 저자 박세길은 바로 지금이 ‘새로운 프레임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주장한다. 민주화 운동세력의 필독서로 불린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돌베개)를 냈던 그는 앞선 30년을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북한 대 남한’ 등 적대적인 양자 프레임 구도로 해석했다. 그는 이 ‘첫 번째 프레임’이 2017년 촛불 시민혁명으로 종식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3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이끌 ‘두 번째 프레임’ 전쟁도 예고했다. 두 번째 프레임의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체제 구축’, ‘개인의 창조적 역량에 기초한 상생의 경제 생태계 형성’이다.
저자의 말대로 첫 번째 프레임의 붕괴 조짐은 곳곳에서 보인다. 지금까지 한반도 냉전 핵심축은 미국과 북한 간 적대관계로 형성됐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러한 적대관계의 지속이 빚어낸 부산물이었다. 그렇다면 북·미관계 변화를 중심으로 한 적대관계 청산은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일 수 있다.
바꿔 말해 북한이 더는 핵무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의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북핵 문제는 위기인 동시에 한반도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된다.
저자는 다만 경제 문제에서 진보 세력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에 진보세력 다수가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면서 정권을 뺏긴 점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정권을 잡았지만, 제대로 된 경제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 향후 30년 동안 벌어질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세 가지 필승 프레임도 제시했다. ‘사람 중심 대 자본 중심’, ‘수평 대 수직’, ‘생태계 대 포식자’ 프레임이다. 이를 재빨리 파악하고,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운명도 크게 달라질 것이란 이야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8-06-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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