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될까… 쉽게 푼 입자물리학

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될까… 쉽게 푼 입자물리학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05-11 17:46
수정 2018-05-11 17: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물질의 탐구/짐 배것 지음/배지은 옮김/반니/384쪽/2만원

“바윗돌 깨뜨려 돌덩이, 돌덩이 깨뜨려 돌멩이, 돌멩이 깨뜨려 자갈돌, 자갈돌 깨뜨려 모래알.”
이미지 확대
아이들은 동요 ‘돌과 물’을 신나게 부르다가도 “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되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져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의 이런 질문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 중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같은 원자론자들부터 현대 입자물리학자들까지도 ‘물질을 한없이 쪼개다 보면 뭐가 나오고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져 왔다. 물리학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물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긴 여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뉴턴 이후 ‘가장 작은 입자’ 존재를 찾는 것은 우리 세계를 만들어 낸 질량의 속성을 찾는 것과 맞물려 왔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도 ‘질량: 그리스 원자부터 양자장까지 물질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다.

사실 현대 물리학의 난해성도 입자의 존재와 질량이 연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발견돼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힉스 입자 발견’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학자들은 힉스 입자가 없다면 우주는 질량이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를 ‘신의 입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원자 개념부터 현대 물리학 양자장 개념까지 이 모든 것들을 능숙하게 엮어 독자들을 입자물리학의 세계로 이끌어 나간다. 영국 레딩대 화학과 교수 출신이면서 석유화학제품을 다루는 다국적 기업 ‘셸’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다시 과학커뮤니케이터로 변신한 저자의 독특한 경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과학서라도 자연법칙과 물질의 특성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인 수학을 완전히 제외한다는 것은 ‘허세와 가식’일 뿐이라고 꼬집으며 자신은 변수와 상수를 포함해 3개 이상의 기호가 등장하는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멋지게 글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또 하나,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매 장의 끝부분에 ‘이 장에서 배운 다섯 가지’를 배치했다는 점이다. 과학책을 호기롭게 집어든 사람들도 책을 다 읽고 나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해당 장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콕콕 집어내 마지막에 정리해 놨다. 물론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드는 이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8-05-12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