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펴낸 性산업 종사자 이소희씨
“학창 시절 왕따와 가정폭력을 겪으면서 학교와 가정을 벗어나야 했어요. 돈이 없으니 성판매를 하게 됐고요. 그렇다고 주류 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보다는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중심과 주변을 가르는 기준은 어디서 오는지 묻고 싶어요.”책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의 마스코트이자 저자인 이소희씨가 독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그린 햄스터 이미지.
이소희씨 제공
이소희씨 제공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전체가 각자의 삶을 위해 동등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제도적 뒷받침이 있을 때만 가능하잖아요. 당연히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죠. 정당에서 후보 검증도 하고 선거운동본부에서 정책 연구도 해 보고 싶어요. 스무살 즈음 한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한 이후 약 6년간 당적이 바뀐 적은 있어도 무당적 상태였던 적은 없어요. 당적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적극적으로, 정치적으로 움직일 때 제도를 바꾸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표지
대학에서 사회 계열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세상을 향해 건네고 싶은 말이 많다. 성소수자인 이씨는 특히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성소수자의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성소수자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성매매를 하거나 아우팅(성소수자임이 밝혀지는 것) 후 탈가정·탈학교를 경험하고 성매매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주로 이성애 여성 입장에서 논의하게 되는 성매매 문제를 성소수자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고 싶어요. 사회가 정해 놓은 정상 시민이라는 트랙에서 벗어나 낙인 찍히고 매도된 존재들이 앞으로 어떻게 삶을 가꿀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4-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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