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불시착한 이상한 손님 ‘천달록’…위기 앞에 뭉친 남매의 기상천외 하루
이상한 손님/백희나 글·그림/책읽는곰/48쪽/1만 2000원백희나 작가는 전작처럼 신작 ‘이상한 손님’에서도 스컬피(찰흙의 일종)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빚고, 실내외 배경과 소품을 직접 만들어 사진으로 촬영했다. 물바다가 된 집에서 한바탕 소동을 치른 끝에 평화를 맞이한 ‘천달록’과 어린 남매의 표정이 천진난만하다.
책읽는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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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
이상한 손님
“달록이는 굳이 꼽자면 도깨비에 가까워요. 도깨비를 조사해 보니까 하얀색 저고리를 입고 패랭이를 쓴 사람의 모습을 하고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누렁이 냄새도 많이 난다고 하고요. 그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겉으로 보기엔 귀신인 것 같지만 보통 아이의 모습보다 더 재미있고 귀엽게 그리다 보니 이런 캐릭터가 탄생했죠.”
전작들에서 아이들이 엄마, 아빠, 할머니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번엔 어린 남매만 등장한다. 특히 제 방에 콕 틀어박힌 채 동생을 신경쓰지 않던 누나와 그런 누나에게 서운한 게 많았던 남동생은 이상하게 달록이가 집에 오고 나서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사고뭉치가 벌여 놓은 소동을 수습하면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된 것이다. 불청객인 줄 알았던 ‘손님’이 남매에게 멋진 마법을 부린 셈이다.
“어른 없이 집에 있는 상황이 아이들에겐 무서울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근두근한 순간이기도 하죠. 자기 마음대로 해 볼 수 있잖아요. 책 속 남매처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가도 서로 뭉치기도 하죠. 이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아이들이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특히 요즘은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면제된다’식의 성과주의를 어릴 때부터 강요받잖아요. 아이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자라는 것 아닐까 늘 걱정이죠. 그래서 ‘서로를 돕고, 의지하고, 용서한다’는 내용은 제게 중요함을 넘어 절실한 테마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3-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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