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문범강 지음/서울셀렉션/292쪽/4만 4000원
수많은 일꾼들이 대형 배수관을 나르려 안간힘을 쓴다. 이를 악물고 일하는 이들의 옷은 이미 진흙투성이다. 드문드문 보이는 굴착기와 기중기가 공사 현장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일꾼들 속에서 휘날리는 붉은 깃발은 이곳이 단순한 공사 현장만은 아님을 암시한다. 마치, 전쟁터 같다.
이 그림은 북한 청천강 계단식 발전소 공사 현장을 그린 집체화 ‘청천강의 기적’이다. 집체화는 여러 화가가 합동해 그린 그림이다. 북한 화가 최창호를 포함한 6명이 이 그림을 2014년 그렸다. 역사적인 사건을 주제로 하는 북한 집체화는 국가적 사안이 걸린 대형 토목 공사, 지도자의 서거 등을 주로 그린다.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가 최근 낸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는 이처럼 흔히 접하기 어려운 북한 미술을 담았다. 2011년부터 6년간 평양을 9차례 방문한 문 교수는 평양의 만수대창작사, 백호창작사, 삼지연창작사에서 화가들을 직접 만났다. 조선화(한국화를 뜻하는 북한말)를 비롯한 북한 미술의 생생한 제작 현장도 살폈다.
대구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그는 학창 시절 받은 반공교육의 영향으로 북한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두려움에 뒤로 물러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북한 미술의 예술성은 그가 이런 두려움을 뛰어넘게 했다. 이런 게 예술의 힘일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 그림은 북한 청천강 계단식 발전소 공사 현장을 그린 집체화 ‘청천강의 기적’이다. 집체화는 여러 화가가 합동해 그린 그림이다. 북한 화가 최창호를 포함한 6명이 이 그림을 2014년 그렸다. 역사적인 사건을 주제로 하는 북한 집체화는 국가적 사안이 걸린 대형 토목 공사, 지도자의 서거 등을 주로 그린다.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가 최근 낸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는 이처럼 흔히 접하기 어려운 북한 미술을 담았다. 2011년부터 6년간 평양을 9차례 방문한 문 교수는 평양의 만수대창작사, 백호창작사, 삼지연창작사에서 화가들을 직접 만났다. 조선화(한국화를 뜻하는 북한말)를 비롯한 북한 미술의 생생한 제작 현장도 살폈다.
대구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그는 학창 시절 받은 반공교육의 영향으로 북한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두려움에 뒤로 물러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북한 미술의 예술성은 그가 이런 두려움을 뛰어넘게 했다. 이런 게 예술의 힘일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8-03-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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