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애국가와 日기미가요, 아버지가 같네

대한제국 애국가와 日기미가요, 아버지가 같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7-12-08 17:46
수정 2017-12-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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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에케르트/한스 알렉산더 크나이더 지음/문신원 옮김/연암서가/440쪽/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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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國歌)는? 애국가라는 답이 많을 것이다. 맞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윤치호 또는 안창호 추정의 가사에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그리고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같은 가사를 붙여 불리우던 속칭 독립군 애국가에 앞선 애국가가 따로 있다. 바로 대한제국 애국가다. ‘상제(上帝)는 우리 황제를 도우사/ 성수무강(聖壽無疆) 하사/ 해옥주(海屋籌)를 산(山)같이 쌓으시고/ 위권(威權)이 환영(環瀛)에 떨치사/ 오천만세(於千萬歲)에 복녹(福祿)이/ 일신(日新)케 하소서/ 상제(上帝)는 우리 황제(皇帝)를 도우소서.’ 대한제국 우국지사로 유명한 민영환이 가사를 썼다.

장엄한 선율을 빚어낸 사람은 독일 출신 지휘자 프란츠 폰 에케르트(1852~1916)다. 1901년 대한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반도를 찾아 조선군악대에 서양 음악을 가르친 인물이다. 당시 고종은 백성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대한제국이 자주 국가임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가를 만들도록 했다. 이 노래는 1901년 9월 7일 고종의 50회 생일에 초연됐으며, 이듬해 8월 대한제국 애국가로 공식 지정됐다. 백성들 사이에서 불리기 시작한 대한제국 애국가는 그러나, 1910년 한·일 합병으로 금지곡이 됐다. 일제는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강요했다. 그런데 한반도에 오기에 앞서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에서 활동했던 에케르트가 기미가요 작곡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잊혀졌던 대한제국 애국가는 최근 들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에 묻힌 에케르트의 생애와 활동을 조명한 책이다. 가족과 함께 아버지를 따라나섰다가 51년을 한국에서 보낸 에케르트의 장녀 아말리에의 회고록도 곁들여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7-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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