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하는 욕을 듣고 있으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요즘 아이들은 욕을 잘해도 너무 잘한다. 누가 가르쳐 준 것인지…. 화가 날 때, 게임이 잘 안될 때, 친구와 싸울 때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어른이 된 것 같은 우쭐함을 느끼고 싶을 때, 심지어 친근함을 표현할 때도 서슴없이 욕을 한다.
아이들은 학급회의에서 ‘욕을 사고판다’는 기발한 생각을 모아 자발적으로 ‘매일 자기가 하고 싶은 욕을 돈 주고 사는 규칙’을 정한다. 욕 한번의 가격은 초등학생에게는 큰돈인 500원이다.
반에서 가장 욕을 잘하던 남철이는 하루 종일 욕을 참는 게 힘들어 잠결에 욕을 하기도 하고, 욕을 떨치기 위해 스스로 운동장을 달리기도 한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면서 자신은 욕보다 칭찬을 더 잘한다는 것을 그리고 칭찬은 칭찬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아이들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아이들의 변화를 전한다. 욕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모욕하는 나쁜 일이니, 응당 그 책임과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교훈을 ‘돈’을 매개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특히 욕을 잘하는 남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10세 이상.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6-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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