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가능성’ 등 세 권 출간
문지는 1975년 12월 12일 설립됐지만 그 근간은 5년 전 마련됐다. 1968년 문학평론가 김현 등 ‘산문시대’와 ‘사계’ 동인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문학동인 단체 ‘68문학’ 해체 이후 ‘68문학’ 비평가들이 다시 뭉쳐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문지’)을 창간한 것. ‘문지’는 폐간 뒤 ‘문학과사회’로 창간되는 등 세대교체를 네 번 거듭하며 현재 5세대 체제를 맞았다.
‘한국 문학의 가능성’은 40년 넘게 ‘문지’의 핵심이 돼 온 1~4세대 ‘문지’ 동인들의 평문을 모은 선집이다. 1970년 ‘문지’ 창간 동인인 문학평론가 김현부터 가장 젊은 세대인 문학평론가 강동호까지 총 21명의 ‘문지’ 동인들이 계간지에 실렸거나 문지에서 평론집으로 묶었던 글들 중 각자 한 편씩을 엄선했다. 고인의 경우 ‘문지’ 편집위원이 대리 선정했다.
‘문학과지성 창간 10주년 기념호 복각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발행하려다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된 계간 ‘문학과지성’ 1980년 가을호(통권 41호)의 복각본(復刻本)으로, 잡지가 기획된 지 3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당시 편집 동인들은 표지와 목차 없이 교정지 50부를 만들어 지인들과 나눠 가졌다. 복각본은 당시 제작하려 했던 원형을 그대로 살려 본문, 차례 등 모든 형태와 내용을 본래 모습대로 만들었다. 폐간 당시 편집동인 중 한 명이었던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10주년 기념호는 공식적인 목록으로 등재되거나 시장에 암매되지 않은, 잉태는 했지만 출산은 못한 불운한 책”이라며 “35년 만에 이 책을 다시 들춰 보며 느끼는 소회도 각별하지만 이름만 듣고 실제를 보지 못한 젊은 독자들에게도 따뜻한 기대감을 채워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는 김현이 1985년 12월 30일부터 1989년 12월 12일까지 쓴 381일치 일기이자 유고로, 일기문학의 뛰어난 예로 꼽힌다. 김현 사유의 궤적들과 문학 밑그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92년 초판 간행 이후 23년 만에 나온 특별 개정판이다. 출판사 측은 “이번 개정판의 본문은 일기 본연의 ‘시간 여행’적 특징을 담아내는 새로운 틀에 앉혔고, 독자들에게 친숙한 맞춤법을 적용해 가독성과 자료로서 실증적 가치를 높이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12-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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