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사 이집트 운항 중단으로 여행객들 큰 혼란

러시아 항공사 이집트 운항 중단으로 여행객들 큰 혼란

입력 2015-11-07 21:22
수정 2015-11-0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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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 명 공항서 발 묶여”…러 당국, 이집트 내 자국민 귀국 대책 고심

러시아 정부가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자국민들의 이집트 여행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러시아 내 국제공항들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국가반(反)테러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으로부터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명확해질 때까지 이집트를 오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의 운항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수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항공사들의 이집트 취항을 전면 중단시키고 이집트 현지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의 귀국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이날 저녁부터 이집트로 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들의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다.

이에 따라 브누코보, 셰레메티예보, 도모데도보 등 모스크바 국제공항들에서 이집트로 가려던 승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공항에선 6일 밤부터 7일 아침까지 약 1천명의 승객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해 발을 구르다 귀가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일부 승객들도 내려야 했다.

승객들은 비행기표 환불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승객들은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과 동쪽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도 이집트로 가려던 러시아 관광객과 이집트인들이 비행기를 타지 못해 인근 호텔에 투숙하거나 집으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제1부위원장 스베틀라나 쥬로바는 “이집트에 머물고 있거나 이 나라를 방문하려던 러시아 관광객들은 정부에 화를 내서는 안 된다”며 “대(對)테러 정보 교환 차원에서 외국 정보기관이 러시아 측에 테러 관련 정보를 전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객기는 이집트 현지에 남아있는 러시아인 관광객들을 태워오기 위해 빈 상태로 샤름엘셰이크 등 이집트 휴양지로 떠났다. 주로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가 자국민 귀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집트에는 4만 5천∼7만 명의 러시아인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관광청은 샤름알셰이크에 1만 8천 명, 후르가다에 2만 7천 명 등 약 4만 5천 명이 이집트 휴양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러시아여행사협회는 이보다 훨씬 많은 7만 명 정도가 현지에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자국민들을 민간 여객기나 비상사태부 산하 수송기 등을 동원해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여행사협회 관계자는 “이집트 내 관광객들을 모두 귀국시키기 위해선 약 300대의 항공기를 투입해야 하며 기간은 약 1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안을 위해 이집트를 출발하는 비행기에 오르는 승객들은 10kg 이하의 수화물만 들고 탑승할 수 있으며 다른 화물들은 나중에 별도로 운송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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