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객기 블랙박스서 테러 단서 포착’ 주장에 반박

러시아 ‘여객기 블랙박스서 테러 단서 포착’ 주장에 반박

입력 2015-11-07 17:18
수정 2015-11-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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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소리 나오긴 했으나 폭발음 단정은 성급”

지난달 이집트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블랙박스에서 테러설을 뒷받침하는 폭발음이 나왔다는 서방 언론 보도에 대해 러시아 측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여객기 사고 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해독 자료에서 기내 폭발을 증명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러시아 조사단 관계자가 6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블랙박스의 하나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에서 정체가 불분명한 소리가 포착된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폭발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기내 폭발 결론은 성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CVR에 폭발음이 기록돼 있다고 주장한 프랑스와 이집트 전문가들에게 해명 자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조사단 관계자는 이에 앞서 자국 코메르산트 신문에 “조종실음성녹음장치가 심각한 손상을 입어 해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 해독에서는 기내 폭발을 증명할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여객기 테러설에 의문을 제기해온 러시아는 전날 자국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해 테러설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견해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국가반(反)테러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으로부터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명확해질 때까지 이집트를 오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의 운항을 잠정적으로 전면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수용했다.

이후 이날 저녁부터 이집트로 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들의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다.

러시아 정부의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테러설을 경계해온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이 제기한 기내 폭발물에 의한 테러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관측했다.

크렘린궁은 그러나 여객기 운항 중단 조치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러시아 당국의 운항 금지 조치가 여객기 사고의 원인을 테러로 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러설을 뒷받침할 분명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아직 어떤 가설도 우위를 점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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