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틸러슨, 공개석상서 北언급 안해

시진핑·틸러슨, 공개석상서 北언급 안해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10-01 21:36
수정 2017-10-0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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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화기애애… 中압박 발언 자제

시 주석 “양국 협력만이 유일한 길”
美각료 군용기로 中 방문 ‘이례적’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사전 준비차 이뤄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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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美·中
가까워진 美·中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중국 측에 대북 제재를 더 엄격하게 실시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애초 예측과 달리 틸러슨 장관은 중국을 겨냥한 압박성 발언을 자제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북한과 직접적 소통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베이징에서 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화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한 중국의 요구에 일정 부분 호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의 협력만이 유일하고 정확한 길이며, 양국 국민과 세계 각국 국민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의 핵심이익을 상호 존중하는 기초 위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히 양국 간 이견과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 관계는 당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힘입어 계속 발전하고 성숙한다”며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시 주석과 틸러슨 장관이 북핵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은 크지만 둘은 적어도 공개적 자리에서는 ‘북한’이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열린 왕이 부장 및 양제츠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도 북한 문제는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제재) 공세를 강화하자 중국 내 북한 식당 등 합작 기업 폐쇄, 정유 수출 제한, 금융거래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미국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에 맞춰 틸러슨 장관도 대중 압박 발언을 자제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애초 지난달 29일 저녁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전용기에 문제가 생겨 미 군용기로 갈아타고 30일 아침 베이징에 도착했다. 미 각료가 군용기를 타고 중국을 방문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에 이어 한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10-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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