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착 첫날 트럼프 겨냥 “개 짖는 소리” 발언 이어 강경 발언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을 언급했다.리 외무상은 이날 저녁 숙소인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조치가 되겠는지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답변했다.
리 외무상은 준비해온 짧은 메시지를 내놓은 뒤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동행한 통역사가 영어로 순차 번역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응해 직접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욕 방문 이틀째인 리 외무상은 이날 주로 호텔에 머물며 침묵을 지키다가, 조선중앙통신 발로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이 보도된 이후 호텔에서 나와 인근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로 이동했다.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을 피했다.
앞서 뉴욕 도착 당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서는 침묵을 지켰지만, 호텔 앞에 도착해선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리 외무상의 뉴욕총회 기조연설 일정은 애초 22일에서 주말인 23일로 하루 연기된 상태다. 북한이 스스로 연기를 요청한 것인지, 전체 기조연설 순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재조정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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