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 언론인, 냉정 대응 촉구
”소녀들은 희생자도, 실종자도 아니다.”최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영국을 떠난 소녀 3명은 자유의지로 간 것이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정심을 베풀어선 안 된다고 영국의 한 여성 언론인이 주장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여성분야 편집자 에마 바넷은 23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시리아로 떠난 소녀들은 실종된 게 아니라 IS에 가담하는 다른 남성들처럼 자유의지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광신적 종교집단에 합류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샤미마 베이검(16), 카디자 술타나(15), 아미라 아바스(15) 등은 IS 합류를 위해 지난 17일 영국을 떠났다.
이들 소녀는 지금쯤 집안에 갇혀 ‘지하드(이슬람 성전) 전사’와 동거를 시작했을지도 모르며, IS 인구를 늘려 줄 아이들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넷은 지적했다.
바넷은 “만일 상황을 전혀 모른다면 소녀들이 납치됐다고 믿어도 상관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TV에서 쏟아지는 ‘실종 소녀들’이란 제목은 뉴스채널이 얘기를 늘어놓는 방식일 뿐이며 진실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소녀들이 IS 디지털 선전기구의 먹잇감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들이 의사에 반해 순순히 희생양이 됐을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는 주장도 폈다.
바넷은 “소녀들은 학교에서 우등생들이었다. 친구와 가족들도 그들이 사려깊고 똑똑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또 IS에 합류한 서구 여성이 55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교육을 잘 받았고 박식한 경우가 많다면서 소녀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아크사 마흐무드(20)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바넷은 “IS에 가담하는 젊은 남성들에게는 분노와 조롱을 퍼부으면서 소녀들에게는 연민을 보내고 희생자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구식 성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런던 킹스칼리지 국제급진화연구소 멜라니 스미스 연구원을 인용해 파리 만평잡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나 독일 반이슬람 행진 이후 IS에 가담하는 젊은 유럽 여성이 늘고 있으며, 이들이 결코 순진한 역할만 맡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IS 가담 여성들이 단순히 ‘전사의 아내’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이 트위터나 텀블러로 보내는 메시지는 자신들의 모국에서 테러공격을 하라고 부추기며 이런 호소는 강력할 뿐 아니라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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