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총리 “소셜 미디어업체와의 공동대응 필요”
시리아로 떠난 영국 10대 여학생 3명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것으로 알려진 영국 10대 여학생 아미라 아바세(왼쪽)와 카디자 술타나(가운데), 샤미마 베이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터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런던 개트윅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이 사진은 런던경찰청이 22일 제공한 CCTV 화면에서 캡처한 것이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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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극단주의자 70명과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 관계를 맺은 것으로 확인되자, 영국은 총리까지 나서 IS 합류를 막는 데 적극 협조해 달라고 인터넷 기업들에 요청했다.
AFP통신과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최근 시리아로 떠난 10대들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해로운 사상에 속아 급진화된 것으로 보이며 이런 방식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한 소녀는 온라인에서 극단주의자 70명을 팔로우(친구맺기) 했다는 보고는 소셜미디어 업체들과의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샤미마 베이검(16), 카디자 술타나(15), 아미라 아바스(15) 등 영국 소녀 3명은 지난 17일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술타나와 베이검은 영국 국적이며, 아바스는 독일 시민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녀는 베이검이 글래스고 출신의 아크사 마흐무드(20)라는 이름의 여성에게 트위터 메시지를 보낸 뒤 몇 시간 만에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마흐무드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으로 2013년 시리아로 떠나 ‘지하드 전사의 신부’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AFP통신도 ‘샤미마’ 이름으로 된 트위터 계정 이용자가 지난 15일 마흐무드를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소녀가 다녔던 런던의 베스널그린 아카데미 마크 키어리 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교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학교에서 급진화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당국은 지금까지 500∼600명 정도의 영국인이 IS 합류를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났으며, 이 가운데 10%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추산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IS 합류 목적으로 시리아와 이라크로 떠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여권을 경찰이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다.
캐머런 총리는 “IS와의 싸움은 경찰이나 출입국관리 차원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보호자 없는 청소년 탑승객 등 위험에 노출된 10대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심문함으로써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항공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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