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공육 지침 만들어 소비자 걱정 덜어주라

[사설] 가공육 지침 만들어 소비자 걱정 덜어주라

입력 2015-10-28 23:04
수정 2015-10-2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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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안전성 문제가 또다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그저께 햄, 소시지, 핫도그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나 높아진다는 구체적인 확률까지 밝혔다. 담배, 석면과 같은 위험성을 지닌 물질이라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햄, 소시지 등은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식품이라 소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제암연구소는 한발 더 나아가 붉은 고기도 직장암과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발표는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건의 연구조사를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매년 고기 섭취로 3만 4000명, 담배로 100만명, 알코올로 60만명, 대기오염으로 20만명이 암에 걸려 숨진다는 ‘글로벌 암 프로젝트’의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가공육과 육류 섭취의 위험성은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물론 국내외 식품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북미육류협회를 비롯한 미국의 식품업체들은 “상식에 어긋나는 연구결과이며 단백질과 중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고기의 이로운 점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육가공협회 등은 “한국인의 가공육 섭취량은 연간 4㎏에 불과해 이번 연구 결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육류 소비 전체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호도될까 걱정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도 민감했다. 가공육의 발암물질 분류 소식이 알려진 그저께 당일 매출이 20% 가까이 급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대찌개를 비롯해 김밥, 반찬류 등에 폭넓게 사용돼 왔던 식품들이 발암물질로 분류됐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불량식품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했지만 가짜 백수오 파문을 비롯해 불량 계란으로 과자를 만드는 등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들은 계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가공육과 육류의 안전한 제조와 하루 적정 섭취량 기준을 다시 만들고 올바른 식습관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아울러 식품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을 제대로 관리·감독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5-10-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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