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화는 거부하고 몹쓸 막말만 퍼붓는 北

[사설] 대화는 거부하고 몹쓸 막말만 퍼붓는 北

입력 2015-07-27 17:58
수정 2015-07-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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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과 함께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70주년인 8·15가 다가오고 있지만, 남북 관계에는 때아닌 찬바람만 일고 있다. 북한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입에 담기도 민망한 비방을 퍼붓고 우리측의 대화 제의에는 손사래를 치면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그제 “금강산 관광 문제도 역시 만나서 대화를 통해 재개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며 대화 재개를 기대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이다. 북한 당국은 대화 파트너에 대한 비방 수위를 높여 당국 간 대화 통로를 차단하는 것은 자해 행위일 뿐임을 자각하기 바란다.

북한은 지난 20일 우리측이 제안한 남북 국회의장 회담과 9월 서울 안보 대화 초청 등을 모두 거부했다. 지난번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애초 예고와 달리 불참했다. 이쯤 되면 북측이 작심하고 당국 간 대화를 기피하고 있다는 증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세습체제를 내부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의도적 대남 긴장 조성 차원일 수도 있다. 최근 박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거론하자 북한이 전국연합근로단체 명의로 “천하 못된 입이 다시 놀려지지 못하게 용접해 버려야 한다”는 식의 막말을 쏟아낸 것도 그 일환일 게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서 드러내는 북측의 이런 일종의 ‘자폐증’은 북한 당국 스스로에게도 이로울 리가 만무하다. 오죽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까지 “상대방 국가원수를 모욕하는 것은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남북 상호 간 대화를 깨지 않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북측에 주문했겠는가.

어제 미국 의회조사국은 북한이 농업 등 산업에 시장원리를 적용하는 개혁 조치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약간의’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누적된 체제 모순에다 올해 극심한 가뭄 등으로 보통 주민들의 피폐한 생활상은 여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당국 간 대화는 거부하면서 8·15 민족통일대회에 남측 일부 민간단체들은 초청하려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측 당국과 민간을 갈라놓으려는 통일전선전술일 것이다. 하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북한을 실질적으로 도울 ‘큰손’은 남한 당국뿐인데 그런 낡은 전술이 통할 가능성도 없다. 북한은 이제라도 당국 간 대화는 기피하면서 우리의 협력과 지원은 기대하는 인지 부조화 상태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와 남북 공동 번영의 큰길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2015-07-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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