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 직격탄 맞은 경제 비상대책 필요하다

[사설] 메르스 직격탄 맞은 경제 비상대책 필요하다

입력 2015-06-09 23:36
수정 2015-06-0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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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메르스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 취소가 잇따르고 내국인들도 외출과 여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숙박업소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고 음식점도 한산하기만 하다. 극장 관객은 70%나 줄었고 대형마트 매출도 30% 감소했다고 한다. 내수와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겨우 3%대에 턱걸이할 올해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사례를 봐도 실로 크다. 2003년에 9개월 동안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었던 홍콩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숙박· 음식점업의 매출이 전년보다 35.1%나 감소했다. 제조업(-14.0%), 도매업 및 소매업(-10.4%), 운송업 및 보관업(-9.9%), 건설업(-6.7%) 등도 타격을 받았다. 우리도 홍콩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낱같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소비 심리가 다시 꺾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크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치며 외환위기도 극복한 우리 국민 아니던가.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 전체가 힘을 모아 메르스를 하루빨리 퇴치해야 한다. 정부는 환자와 격리 대상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국민은 각자 위생 수칙을 지키며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과민 반응이나 공포감은 버려야 한다. 메르스는 공기를 통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나들이나 쇼핑 활동을 해도 별 탈이 없다고 한다. 메르스에 조심하면서도 내가 경제를 살린다는 심정으로 각자가 전과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

사태가 확대되기 전에 초기에 메르스를 진압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후회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치료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언젠가 완전히 몰아낼 수 있다. 시간문제라는 말인데 관건은 심리다. 한번 위축된 심리를 되살리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위축된 소비 심리와 나빠진 한국의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가능한 방안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정부는 오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메르스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돈을 미리 풀어야 하고 피해를 본 업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도 내놓아야 한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사고 때 한은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있다. 다시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기 바란다.
2015-06-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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