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 저출산율보다 치명적인 기후변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저출산율보다 치명적인 기후변화[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얼마 전 ‘올 7월에는 사흘이나 나흘 정도를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린다’는 온라인 날씨 예보가 인터넷상에 떠돌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의 해명 덕분에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염, 폭우, 한파, 가뭄 등 각종 기상 이변이 이제 일상화돼 이변이라 부르기도 머쓱한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2.7도 오르면 20억명 생존 위협 7개국 기후과학자와 생태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인류의 22% 정도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는 영국 엑서터대, 중국 난징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덴마크 오르후스대, 네덜란드 바에닝언대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및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 5월 23일자에 실렸습니다. 많은 나라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막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세계 각국의 기후정책을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2.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입니다
  • 교대 근무 4주 이상 땐 생식능력 장애 유발[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교대 근무 4주 이상 땐 생식능력 장애 유발[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18~19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많은 나라가 ‘보이지 않는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자유방임주의 경제를 따랐습니다. 당시 기업가들은 임금이 싼 여성이나 아동을 고용했습니다. 이들은 최악의 작업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산업화 시대 열악한 노동 환경은 주로 기록으로만 남아있을 뿐 생물학적 증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체코·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은 산업화 시대 강제 노동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겪은 건강 문제에 대한 직접적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더럼대, 옥스퍼드브룩스대, 요크대, 브라이턴대, 워시번 헤리티지 센터, 체코 마사리크대, 네덜란드 발틱시청각자료협의회(BAAC) 등이 참여한 연구의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한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5월 18일자에 실렸습니다. 18~19세기 산업화 시대의 대규모 아동 노동은 악명이 높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도시의 공장이나 시골 농장에서 일하도록 내몰렸습니다. 가혹한 노동 환경과 적은 임금 탓에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을 달고 살았으며 낮은 기대 수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아동 노동에 시달린 이들의 평균 수명은 25세 정도였다는 통계 결과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1783~1864년에 사망해
  • 모기가 싫어하는 비누향이 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모기가 싫어하는 비누향이 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직 더위는 시작도 안 됐는데 얼마 전 새벽녘에 ‘앵~’ 하는 모깃소리 때문에 잠을 깬 적이 있습니다. 여름이 되면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모기는 파리목 모깃과 곤충으로 극지방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전 세계에 분포해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3500종의 모기가 있고 한반도에는 5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동물로 박쥐가 주목받고 있지만 모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매년 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람은 2만 5000명, 뱀에게 물려 죽는 사람은 5만명, 전쟁·테러·범죄 등 사람에 의해 사망하는 사람은 47만 5000명 정도인데 모기에게 물려 죽는 사람은 72만 5000명에 이릅니다. 그런데 같은 장소에 있어도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호흡량이 커 내뱉는 이산화탄소량이 많거나 체온이 높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그리고 건강한 사람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모기들이 더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빨간색도 모기를 유인하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모기에 덜 물리기 위해서
  • 예술 작품도… 알게 될수록 더 사랑하게 됩니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예술 작품도… 알게 될수록 더 사랑하게 됩니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19 대확산 기간 문을 닫다시피 했던 미술 전시회, 음악회 등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처럼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큰맘 먹고 클래식 공연에 갔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나왔다든지, 미술 전시장에선 뭔지도 모르고 산책만 하고 나왔다는 웃지 못할 고백도 적지 않습니다. 제대로 감상해 보려고 책방에서 미술이나 클래식 관련 책을 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문득 ‘책을 읽고 나면 좀더 재미있게 공연과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제각각입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예술작품과 마주했을 때 아름답다거나 대단하다는 느낌 이외에 심장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고 의식 혼란,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심할 경우 환각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스탕달 증후군’입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한 달에 한 명꼴로 관광객들이 스탕달 증후군을 느껴 응급실에 실려 간다고 합니다. 스탕달 증후군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탈리아 피렌체대 신경과학과, 로마 트레대 교육학과, 사피엔자대 역사·종교·고고사학과 공동 연구팀은 예술 작품에 대해 자세한 정보
  • 70년 전 DNA 구조 발견, 여성 과학자는 왜 배제됐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70년 전 DNA 구조 발견, 여성 과학자는 왜 배제됐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70년 전인 1953년 4월 25일 과학 저널 ‘네이처’에는 ‘핵산의 분자구조: 디옥시리보핵산의 구조’라는 제목으로 900단어 정도에 불과한 짧은 논문이 실렸습니다. 이 논문은 분자생물학의 본격적 시작과 생물공학의 출발점이 돼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논문의 저자는 물리학자인 프랜시스 크릭, 생물학자인 제임스 왓슨입니다. 이들은 이 논문에서 “DNA 구조가 이중나선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로제타스톤을 발견한 바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화학자 모리스 윌킨스는 DNA 발견의 공로로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항상 비운의 과학자로 언급되는 한 명이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생물물리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 박사입니다. 영국 맨체스터대 동물학과 매슈 콥 교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학사연구소 너새니얼 컴포트 교수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자료들을 찾아내 분석한 결과 프랭클린 박사는 DNA 구조 발견에 있어서 동등하게 이바지했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들은 DNA 논문 발표 70주년을 맞아 과학 저널 ‘네이처’ 4월 26일자에 이런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프랭클린 박
  • 책 읽으면 진짜 똑똑해진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책 읽으면 진짜 똑똑해진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 정치가 키케로는 “책은 청년에게는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다름없다”고도 했지요. 많은 사람이 독서가 좋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적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동안 종이책이나 전자책, 오디오북을 한 권 이상 읽거나 들은 성인 독서 인구 비율은 47.5%에 불과했습니다. 1년 동안 절반 이상의 성인들은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동영상, 온라인 게임 같은 자극적 놀잇감까지 있으니 굳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책을 가까이할 이유는 없었겠지요. 책을 멀리할수록 점점 글자 읽기에 어려움을 겪게 되거나 글자는 읽지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쪽으로 뇌가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 책 읽기의 긍정적 영향에 대한 과학적 결과가 또 하나 나왔습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대, 텍사스 종합병원
  • 챗GPT, 사람들 도덕적 판단에 영향[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챗GPT, 사람들 도덕적 판단에 영향[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난해 말 등장한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챗GPT는 글이나 사진, 그림, 음악, 영상 등을 만들어 주는 생성 인공지능(AI)입니다. 생성 AI에 대한 열풍은 챗GPT 이전부터 예견됐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 미술대회에서 제이슨 앨런이 ‘미드저니’라는 생성 AI를 이용해 출품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이 디지털아트 분야 1등을 차지하면서 수상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붙었을 때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대형 서점을 들러 봤다면 챗GPT 관련 책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챗GPT를 이용해 쓴 챗GPT 책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책 중에는 인생의 고민을 챗GPT를 통해 물어보고 그 답을 정리한 것들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챗GPT의 답이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독일 잉골슈타트 응용과학대, 덴마크 서던덴마크대 공동 연구팀은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이 챗봇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도덕적 딜레마에 관한 판단이 챗GPT가 작성한 문장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연구 결
  • 챗GPT, 당신의 도덕적 판단까지 좌우한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챗GPT, 당신의 도덕적 판단까지 좌우한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지난해 말 등장한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챗GPT는 글이나 사진, 그림, 음악, 영상 등을 만들어 주는 생성 인공지능(AI)입니다. 생성 AI에 대한 열풍은 챗GPT 이전부터 예견됐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 미술대회에서 제이슨 앨런이 ‘미드저니’라는 생성 AI를 이용해 출품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이 디지털아트 분야 1등을 차지하면서 수상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붙었을 때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대형 서점을 들러 봤다면 챗GPT 관련 책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챗GPT를 이용해 쓴 챗GPT 책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책 중에는 인생의 고민을 챗GPT를 통해 물어보고 그 답을 정리한 것들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챗GPT의 답이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독일 잉골슈타트 응용과학대, 덴마크 서던덴마크대 공동 연구팀은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이 챗봇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도덕적 딜레마에 관한 판단이 챗GPT가 작성한 문장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연구 결
  • 인지능력 키워주는 운동, 건강한 사람에겐 예외?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지능력 키워주는 운동, 건강한 사람에겐 예외?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운동 관련 논문 메타분석 검토 양쪽 간에 통계적 유효성 없어 운동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해 다음달 5일은 24절기 중 하늘이 맑아지고 날씨가 좋아져 봄 밭갈이를 시작한다는 청명이자 식목일입니다. 가끔 꽃샘추위가 찾아오긴 하지만 4월을 코앞에 둔 요즘은 찬 바람에서도 온기가 느껴집니다. 지금 같은 환절기에는 몸이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점심 식사 후 춘곤증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춘곤증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봄나물 같은 제철 음식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은 차고 넘칩니다. 지난 2월 영국과 대만 연구진은 젊었을 때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나이 들어서 치매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예방백신이라는 연구 결과를 신경·정신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학 및 정신의학’에 발표했습니다. 최근 들어 운동이 신체 건강은 물론이고 인지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심심찮게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만으로는 ‘운동이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스페인 그라나다대, 마드리드 자치대, 마드리드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20년 추적의 고발 “비행청소년, 그전에 아동학대가 있었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적지 않은 감염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이렇듯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뉴스들도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요즘 유독 자주 들려오는 아동 대상 범죄 소식을 접할 때마다 ‘범죄를 저지른 저들이 진짜 인간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치밀어 오릅니다. 이런 가운데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을 증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배스대 심리학과, 브리스톨대 의대 공중보건과학부, MRC 통합역학연구부 공동연구팀은 아동·청소년기에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절도, 폭력, 중독, 거짓말, 따돌림 같은 문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정신과학’ 3월 16일자에 실렸습니다. ●아이들 19.6% 한 가지 이상 학대 경험 연구팀은 1990년대 초반 영국 남서부 에이번 지역에 살았던 아이들에 대한 집단 장기추적 조사인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연구’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종단연구 시작 당시 4~17살이었던 아이 1만 3793명을 고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쪼그려 앉기… 은근히 ‘운동’ 되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쪼그려 앉기… 은근히 ‘운동’ 되네

    얼마 전 인터넷 공간에서 ‘이런 자세가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무릎을 붙여 쪼그려 앉아 있는 연예인들의 사진과 쪼그려 앉기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또 다른 연예인들의 동영상을 함께 올려놓은 것들이었습니다. ‘저 자세가 그렇게 어렵나?’라는 생각으로 쪼그려 앉기를 시도해 봤지만, 하루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다 보니, 흔히들 얘기하는 것처럼 ‘엉덩이가 무거워져’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인간·진화생물학과, 듀크대 진화·인류학과, 휴스턴대 보건·체육학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인류학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대 고고학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가 인류 진화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며 운동량이 적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중요한 힌트를 준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11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9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좌식행위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수렵·채집생활을 하는 소수 부족 ‘하드자’(Hadza) 사람들에게 신체활동과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장내 유해균 잡는 프리바이오틱스, 癌까지 잡는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장내 유해균 잡는 프리바이오틱스, 癌까지 잡는다

    현대인들은 서서 움직이는 시간보다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불규칙한 식습관까지 더해져 변비나 설사,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소화기 질환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고 오히려 설사나 변비가 생겼다거나 장에 가스가 차는 것 같다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지만 꾸준히 먹는 이들도 있는 것을 보면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최근 들어 장내 미생물이 장 건강 이외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망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까지 나오면서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암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샌퍼드버넘프레비스(SBP) 의학연구소, 네브래스카 링컨대 식품공학과,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분자생물학과, 이스라엘 테크니온공과대 통합암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프리바이오틱스가 면역계를 강화시켜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는 등 암 퇴치 능력을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물들의 감옥’ 동물원·수족관, 멸종 위기종 보호 수단이라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물들의 감옥’ 동물원·수족관, 멸종 위기종 보호 수단이라고?

    방학이 되면 집에만 있는 것을 지겨워하는 아이들 등쌀에 부모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 과학관, 박물관 같은 곳을 많이 찾습니다. 물론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과 수족관의 역사는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할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가축화하고 사육하는 대상으로도 봤습니다. 이후 왕족과 귀족들은 진기한 동식물을 보고 즐기기 위해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을 만들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춘 최초의 동물원은 1752년에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빈의 쇤브룬 동물원입니다. 이후 유럽 각지에 식물원과 동물원이 설립됐습니다. 과학 연구와 대중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이지만 사실은 제국주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 이후 생물학자들이 여러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동물들도 인간처럼 행복, 분노, 수치심 등 감정이 있다는 것을 속속 밝혀냈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을 가둬서 구경거리로 만드는 현재의 동물원과 수족관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대, 아일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못 미더운 어린 자녀,  아침밥 챙기고 칭찬하면 바뀝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못 미더운 어린 자녀, 아침밥 챙기고 칭찬하면 바뀝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선 산간오지인 동막골에 들어간 북한 인민군 장교가 촌장에게 부락민들을 잘 통솔하는 비결을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질문에 촌장은 그저 “뭘 마이 멕여야지”라고 답을 합니다. 세상의 많은 부모는 자녀가 잘 성장해 주길 바랍니다.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이다 보니 부모 맘처럼 움직이지 않아 속 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아와 교육 관련 책이나 동영상들이 넘쳐나는 이유도 아이들을 좀더 잘 키울 방법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부모들의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웰컴 투 동막골에서처럼 잘 먹이고 작은 일에도 격려와 칭찬을 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행동을 바꿀 수 있고 학업성적도 높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들이 나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정신과학과, 바이오 영상의학 컴퓨팅 분석센터, 밴더빌트대 생물통계학과 공동연구팀은 뇌신경 발달과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충분한 철분 섭취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2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철분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구성성분으로 신체 곳곳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몸속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빈혈, 피로감, 두통 등의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계인이 발견할 우리시대 화석은 ‘닭’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계인이 발견할 우리시대 화석은 ‘닭’

    지난해 11월 시작된 호주 산불이 새해에도 잦아들지 않고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서울시 면적의 61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화마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사상 최악의 이번 호주 화재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식물들도 바싹 마르고 불이 붙기 쉬운 환경이 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자년 새해를 맞아 전국 72곳에서 풍선 날리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날려 보낸 풍선들이 터지면 야생동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삼키거나 바다에 떨어져 분해돼 2차 미세플라스틱 발생 우려까지 커지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 원인이 된다는 환경단체의 조사가 발표됐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지질학적 연대로 구분하자면 신생대 마지막 시기인 ‘홀로세’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번 세기는 사람으로 인한 환경 변화가 심각한 만큼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고 형성되는 지질학적 연대와는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0년대 이후를 ‘인류세’로 부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류세라는 연대구분은 일부 과학자들에게서만 통용됐지만 이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과학자들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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