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비밀화원으로 떠납니다… 은빛 가을바다와 인사하셨나요 [강동삼의 벅차오름]
# 오름을 사랑했던 故 김영갑 선생에겐… 오름은 찻집이고 레스토랑이고 비밀화원이었다 ‘그곳에 있는 한 나는 정녕 자유로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서도 놓여날 수 있었습니다. 시기, 질투, 다툼, 불평, 불만,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존재하는 그 어떤 것들도 비밀의 화원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키 작은 풀이나 곤충들의 목숨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거나, 들짐승이 놀라지 않게 하는 일 정도였습니다.
도시의 친구들이 그리워져 울적할 때면, 나는 나만의 비밀화원으로 내달립니다. 도시의 풍족함과 편리함이 간절해질 때면, 나는 또 나만의 비밀화원을 찾아 그 안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뒹굴며, 울고 웃노라면 어느새 내 머릿 속에서 도시의 기억들은 말갛게 지워져 버립니다. 살아가면서 불현듯 내게 다가오는 권태로움과 우울, 울적함이 내 삶의 리듬을 흐트러뜨릴 때면 나는 그곳에서 풀과 나무와 구름과 싸우고 화해하는 가운데 나의 어리석음을 돌아봅니다. 참기 힘든 분노, 좌절, 절망이 나를 힘들게 할 때면, 나는 나만의 비밀화원에서 눈, 비, 안개, 바람에 젖고 시달리는 축복을 통해 하찮은 내 존재를 다시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