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풀꽃은 어린이와 신이 주신 선물 같은 문장
운 좋게도 집 바로 옆에 아담한 공원이 있다. 둘레를 따라 한 바퀴 걷는데 10분이 채 안 걸리지만 시청에서 계획적으로 조성해 관리하는 터라 초목이 다양해 봄부터 가을까지 꽃들의 향연이 계속된다. 풀꽃은 둘로 나뉘는데 시청에서 애써 심은 것들이 있고,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라는 것들이 있다. 전자가 주로 화단에서 질서정연하게 자란다면 후자는 나무 밑이나 잔디밭, 풀밭, 길섶 등에서 제멋대로 자라는 야생화들이다.
공원과 계절을 압도하는 꽃은 당연히 야생화인데 꽃다지, 꽃마리, 괭이밥, 꼭두서니, 애기똥풀, 민들레, 냉이, 봄망초, 개망초, 토끼풀, 씀바귀, 고들빼기, 괭이밥, 두메부추, 패랭이, 초롱꽃, 메꽃, 금계국, 달개비, 원추리, 달맞이꽃, 산수국, 비비추, 참나리, 옥잠화까지 종류도 셀 수 없이 많고, 이름도 하나같이 예쁜 우리 꽃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도처에 피는 꽃들을 볼 때마다 ‘그냥 풀꽃’으로 이름이 같았다. 그러다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보려 애를 썼는데 좁쌀만한 꽃부터 손바닥만한 꽃까지 제 이름이 없는 꽃은 없었다. 이름을 알고, 부르면서 바라보는 꽃은 ‘그냥 풀꽃’으로 봤을 때와 그 감상의 맛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랑하면 알